미야자키뉴스(UMK) 방송화면 갈무리
13일 마이니치방송(MBS)의 기자는 오사카 중심가에 나가 "귀를 기울여도 한국어는 들리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예년 추석 때는 한국인이 많았는데 올해는 다르다면서 곳곳에서 비통한 목소리도 들린다고 전합니다. 히메지성에서 통역하는 직원은 평소 한국인은 하루 20~30명 왔지만 지금은 하루 1~2명이라고 밝혔습니다. 오사카 인근 고베의 아리마 온천관광협회는 "추석에는 (한국인 관광객이) 그나마 조금 온다"면서도 "9월 전체로는 지난해 10%정도일 것"이라고 했습니다.
TV아사히 방송화면 갈무리
일본에서도 한국인 비중이 높은 서부지역은 특히 분위기가 나쁩니다. 12일 규슈지역 매체인 서일본신문은 예년과 달리 올해 추석에는 한국인 관광객이 적다면서 관광업계에서는 체념 분위기가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규슈는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 중 절반가량이 한국인이었습니다.
이 지역 관광국 관계자는 신문에 "올해 추석은 기대만큼의 방일객 거두기 어렵다"면서 한숨을 쉬었습니다. 규슈 온천지 벳푸의 한 유명 호텔은 10월 이후 한국인 예약자가 0명이라고 합니다. 한국인이 외국인 관광객의 4분의 3이던 대마도는 8월 입국자가 80%가량 줄며 심각한 상황입니다.
한국 여행사 일본법인 관계자는 서일본신문에 "정치문제로 이렇게 손님이 줄어든 것은 처음"이라며, 지난해 추석엔 40개 패키지관광 팀이 있었지만 올해는 1개 팀만 만들어졌다고 밝혔습니다. 업체 관광객을 운송하는 버스업체에서는 "1~2개월 내 파산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한국의 일본산 불매운동 초기에 일본 내에서는 일시적일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지만 이제는 장기화를 받아들이는 분위기입니다. 부산-후쿠오카 고속선을 운행하는 JR규슈는 지난달 말 "이번에는 장기전이 될 것 같다. 당분간 버틸 수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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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일본종합연구소 나루세 도기 연구원은 산케이신문에 "다른 나라에서 방일객이 늘어도 줄어든 한국인 공백을 보충하기 어렵다"며 한계를 지적합니다.
조금 식상한 표현이지만 세계화 시대, 제품 수출입·민간교류 등으로 서로 의지하는 국가 사이에서 수출 규제 같은 정치적 목적의 과격한 조치가 어떤 영향을 주는지 일본 관광업계는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