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여행 후 남은 달러 팔까? 말까?

머니투데이 한고은 기자 2019.09.14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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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건은 미중 무역협상 전개 방향…韓 경기둔화 우려에 1190원대 하단 지지 전망

최근 원/달러 환율 추이. /자료=한국은행최근 원/달러 환율 추이. /자료=한국은행


추석 여행 후 남은 달러화, 갖고 있는 게 나을까 파는 게 나을까. 최근 원/달러 환율이 1190원대로 떨어졌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방향은 위쪽이라고 말한다.

지난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3원 내린(원화가치 상승) 119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8월 내내 1200원대 위에서 움직였던 원/달러 환율은 9월 들어 1190원대 초반까지 레벨을 낮췄다.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3거래일 동안 장중 저점은 1180원대 후반에서 형성됐다.



미중 무역분쟁, 노딜 브렉시트(영국의 합의없는 유럽연합 탈퇴), 홍콩 시위 등 원/달러 환율 상승을 견인했던 대외 불확실성 요인이 한층 완화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당분간 원/달러 환율이 1190원대 밑으로 내려갈 가능성보다는 1200원대를 중심으로 등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미중 간 대화 국면이 마련됐지만 당장 합의까지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또 미국, 유럽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완화정책 목적이 경기둔화 대응에 있는 만큼 결과적으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에 기반한 안전자산 선호 심리 강화로 이어지면서 원화약세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은 "10월 초 미중 무역협상 일정이나 내용이 점차 구체화되면서 합의가 가능한지에 대한 의구심이 불거질 수 있다"며 "의구심이 확실히 해소되기 전까지 원/달러 환율이 밑으로 쉽게 떨어지지는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미중 무역협상 결과는 결국 10월 중순부터 12월 중순까지 예정돼있는 미국의 중국에 대한 관세부과 일정과 맞물리면서 드러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 상단이 1250원대로 급격히 높아질 가능성은 이전에 비해 낮아졌는 평가다. 하 책임연구원은 "선진국의 연말 쇼핑시즌 수요로 수출이 개선되면 달러수급적인 측면에서 원/달러 환율 상단을 제한하게 된다"며 "상하방 리스크가 모두 있지만 상방 리스크가 좀 더 큰 상황이라 1200원 내외에서 움직이는 흐름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서정훈 KEB하나은행 수석연구위원 역시 미중 무역분쟁 전개 추이를 주목하며 현재 원/달러 환율이 현재 수준에서 저점을 다질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서 수석연구위원은 "현재 외환시장을 전망할 때 핵심이 되는 요인은 미중 무역분쟁이고 시장은 단시일 내에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며 "협상이 잘 안 되는 경우를 가정하면 원/달러 환율이 금세 1200원대로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원/달러 환율이 장중 저점을 찍은 후 장 마감 직전 반등하며 거래가 종료되는 패턴에서 시장 참가자들이 인식하고 있는 저점 수준이 드러난다는 분석이다.

대외 불확실성 완화에도 국내 성장세 둔화, 일본과의 수출규제 갈등 등 국내 이슈로 추가적인 원화강세는 어렵다는 판단에 수입업체 결제 등 저점매수 수요가 유입되고 있다는 것이다.

서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원/달러 환율 레벨이 1190원대까지 내려온 것을 감안하면 4분기 진입 전까지는 (지난 8월) 1200원을 넘었을 때 봤던 1245원 보다는 조금 낮은 1225원을 상단으로 두고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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