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은 독도함(1번함)에 이어 지난해 5월 진수한 마라도함 등 대형수송함(1만9000t급) 2척을 보유하고 있다. 경항공모함은 3번함에 속하지만 1·2번함과 구조와 운용방식 등이 완전히 다르고 배수량도 2배에 달하는 3만톤 급이어서 경항모로 분류된다.
2017년 11월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 3척이 참가한 가운데 동해상에서 열린 한미 연합훈련에서 로널드 레이건함 갑판에 전투기들이 이륙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 / 사진 = 뉴스1
군과 조선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국·일본·이탈리아 등이 운용하고 있거나 배치를 계획 중인 동급 함정을 참고하면 한국형 경항모의 실체를 보다 구체화할 수 있다. 배수량 2만5000~3만톤급인 미국 스텔스 상륙함 '뉴올리언스' 이탈리아 신형 상륙함 '트리에스테', 일본 경항모 '이즈모 카가' 등이 그것이다.
일본 요코스카 기지에 거점을 두고 있는 미 7함대 소속 뉴올리언스함은 2017년 한미 연합상륙훈련에 참가했었다. 한반도 유사시에는 역시 7함대 소속인 아메리카함과 함께 가장 먼저 투입될 주일 미 해병대 병력의 전개를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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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올리언스함은 길이 208m, 배수량 2만5000톤급인데 레이더에 잘 걸리지 않는 스텔스 설계로 건조된 함정이다. 수송헬기(CH-46)와 다목적 헬기인 오스프리(Osprey, MV-22) 등을 탑재하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뉴올리언스함이 한국형 경항모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스텔스함이라는 장점과 탑재 헬기의 성능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한반도 주변 전장 환경을 고려하면 효용가치가 높다는 얘기다.
특히 미국 해병대의 오스프리 헬기는 다양한 작전에서 인원과 물자를 수송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이 헬기는 회전익기의 수직 이착륙 기능을 갖고 있으며 고정익기의 속도와 항속거리를 갖춘 항공기다.
2018년 5월 중국의 첫 국산 항공모함 ‘001A’함이 랴오닝 성 다롄의 조선소 부두를 떠나 시험운항을 하고 있는 모습 / 사진 = 뉴스1
지난 5월 진수된 이탈리아 신형 다목적 강습함 '트리에스테'는 배수량 3만3000톤급으로 길이 245m, 폭 47m 규모다. 2020년 이탈리아 해군에 인도되는데 비행갑판에는 F-35B 전투기 운용을 위한 스키점프대와 헬기 이착함 지점이 설치된다. 트리에스테함은 승조원 460명을 포함해 최대 1064명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항공모함은 비싼 건조비용과 높은 운영비, 다양한 사거리의 미사일 개발로 그 가치가 높지 않다는 얘기도 있다. 하지만 중국과 일본이 중형급 이상 항모배치에 열을 올리는 등 동북아시아 바다가 항공모함 각축장이 되고 있는 만큼 한국형 경항모 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틈새에 끼인 한국이 ‘최소 억지력 확보’ 차원에서 항모 경쟁에서 뒤 처져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한 군사 전문가는 "한국 해군의 경항모가 장거리 단독작전 등 항모 본연의 역할을 하는 데는 제한적일 것"이라면서 "하지만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첨단 항공기를 전개할 수 있어 군사력 현시와 방어능력에 획기적으로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