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된 인간'을 대하는 5가지 우아한 방법

머니투데이 권성희 콘텐츠총괄부국장 2019.09.14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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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 투자노트]

짧은 추석 연휴가 끝나가고 있다. 이번 명절이 당신에겐 어땠는가. 가족, 친지들과 오랜만에 담소를 즐기며 행복했는가. 얄밉게 행동하거나 상처 주는 말을 툭툭 던지는 가족이나 친지 때문에 속이 벌겋게 탔는가.



우리는 사람들 속에서 즐거움과 행복을 느끼지만 자주 사람 때문에 힘들고 화가 난다. 직장에서도 최대의 스트레스 요인은 일이 아니라 사람관계인 경우가 많다. 문제는 가정과 직장, 학교 등에서 좋은 사람은 물론 싫은 사람과도 어쩔 수 없이 만나야 하는 상황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밉고 싫고 짜증 나는 사람과는 어떻게 지내야 할까. 내게 거짓말하고 뒤에서 험담하는 사람, 나를 부당하게 대하고 깎아내리는 사람, 불평과 부정적인 생각으로 기운 빠지게 하는 사람, 내게 의지하며 잇속만 챙기는 사람. 이런 사람들은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정리했다.



'못된 인간'을 대하는 5가지 우아한 방법


첫째, 옳고 그름에서 벗어난다=우리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늘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어떤 사람이 싫다면 대개 내 옳음에서 벗어나는 말이나 행동을 했기 때문이다. 나는 옳고 상대방은 그른데 이 사실을 인정받지 못하면 억울하고 화가 난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덜 받으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이 옳고 그름의 프레임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나도 틀릴 수 있다’는 생각과 ‘상대방도 무슨 사정이 있겠지’라는 배려로 한 발 떨어진 곳에서 나와 상대방의 관계를 객관화해 보면 억울하고 화나고 싫은 주관적인 마음이 가라앉고 진짜 문제가 뭔지 보인다.

영성 철학자인 디팩 초프라는 ‘완전한 행복’이란 책에서 "'내가 옳다'는 생각은 마음의 위안이 될지는 몰라도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주지는 못한다"며 "내가 옳다는 말은 다른 사람은 틀렸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갈등과 대립을 초래할 뿐이다"라고 지적했다.


둘째, 장부는 태워 버린다=우리는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장부를 쓴다. 내가 누구에게 얼마나 많은 정성과 호의를 베풀었는지, 내가 누구에게 얼마나 많은 도움을 받았는지 마음의 장부에 기록해둔다.

문제는 내가 베푼 호의가 기대한 만큼 보답 받지 못할 때 생긴다. 이렇게 되면 ‘내가 얼마나 잘해 줬는데’라는 생색이 올라오면서 호의를 베풀었던 사람이 미워지게 된다.

남에게 좋은 일이라도 생색이 날 것 같으면 하지 말아야 한다. 내가 한 일을 마음의 장부에 기록해두고 상대방이 고마워 하기를 바란다면 안 하는 게 낫다는 의미다. 진심으로 좋아서 한 일이라면 내가 베푼 호의는 마음 속 장부에서 지워버리는 것이 장기적으로 스트레스 없는 인간관계를 만드는 길이다.

일본의 주지스님인 코이케 류노스케는 ‘침묵 입문’이라는 책에서 보상을 원하는 욕망에 휘둘리게 되면 자신의 마음이 채워지지 않아 괴롭고 그 모습이 상대에게 추하게 보여 관계가 멀어지게 된다고 했다. “빚을 돌려 받으려고 마음 속에 적어둔 장부가 있다면 당장 태워버리는 게 좋다”는 조언이다.

셋째, 추측을 버린다=우리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모른다. 어떤 사람이 나만 유독 미워하고 부당하게 대한다는 내 생각이 때론 오해일 수 있다는 의미다. 인간관계를 망치는 이런 오해는 대개 추측에서 비롯된다.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면 우리는 그 말을 가지고 추측한다. 만일 그들이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이번에는 알고 싶은 욕구를 충족시키고 소통하고 싶은 욕구를 대신하기 위해 추측을 한다. (중략) 이렇게 온갖 추측이 난무하는 이유는 사람들에게 직접 질문할 용기가 없기 때문이다.”(일레인 제임스의 ‘인생을 단순하게 사는 100가지 방법’ 중에서)

어떤 사람의 말이나 행동이 부당하게 느껴질 때 우리는 "그 사람은 도대체 왜 그럴까"란 생각에 사로잡혀 온갖 추측을 하면서 분노를 키운다. 이는 내 마음만 병들게 할 뿐이다.

상대방의 태도가 꺼림칙하다면 오히려 담담한 태도로 솔직하게 물어보자. 사심없는 솔직함은 뭔가 떳떳하지 못한 것이 있는 사람을 당황하게 만든다. 그 사람으로선 거짓말을 할 수도, 솔직하게 말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거짓말로 자신의 부당함을 덮을 경우 그 거짓말이 훗날 자기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솔직하게 “네가 싫어”라든가 “너를 차별하고 있어”라고 대답하면 자신이 옳지 못하다는 것을 인정하게 된다.

나 홀로 하는 추측은 오해를 낳아 인간관계를 복잡하게 하지만 솔직한 질문은 인간관계를 단순화한다.

넷째, ‘멘탈 뱀파이어’는 피한다=‘멘탈 뱀파이어’는 다른 사람의 기운을 빼앗는 사람을 뜻한다.(스테판 콜레르제의 '기운 빼앗는 사람, 내 인생에서 빼버리세요' 중에서) 이들은 불평, 험담, 거짓말, 뒤통수 치기, 피해자 코스프레(늘 피해자인 양 동정심을 유발하는 행동), 극단적 이기주의 등으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준다.

‘멘탈 뱀파이어’가 주위에 있다면 관계를 끊고 만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하지만 이들이 가족이거나 직장 또는 학교의 동료라서 피할 수 없다면 가능한 함께 하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 특히 말을 줄여야 한다. 이들과는 말을 할수록 손해다. 이상한 논리로 기운을 빠지게 하는데다 남의 말을 왜곡해 다른 사람들에게 옮길 수 있어서다.

이들을 만날 때 가장 좋은 대처법은 ‘담담한 침묵’이다. 화나 짜증, 두려움 등의 부정적인 감정이 드러나지 않은 중립적인 표정으로 필요 최소한의 대답만 하면서 내 할 일만 하는 것이다.

다섯째, 타인의 말을 마음에서 비워낸다=혜민 스님은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이란 책에서 “지금 스트레스가 많고 힘든 이유가 혹시 내 안에 너무 많은 다른 사람의 말이나 생각이 들어와 있어서 그런 건 아닌지 한번 살펴보세요”라고 조언했다.

누군가 내게 했던 말이나 행동이 마음에 남아 나를 괴롭히고 있다면 그 말이나 행동을 비워내야 한다. 비워내는 방법은 내가 그 말과 행동으로 인해 왜 상처 받았는지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이렇게 상대방의 말이나 행동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에 집중하면 내 문제가 보이고 상대방의 말이나 행동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지게 된다.

내가 싫은 사람, 미운 사람을 바꿀 수는 없다. 하지만 내 마음이 그들에게 침범당하지 않도록 할 수는 있다. 그들의 말이나 행동에 흔들리지 않도록 시시때때로 내 마음을 바라보며 그들의 말과 그들에 대한 생각을 청소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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