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5G' KB 알뜰폰… 판 흔들까

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2019.09.15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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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U+와 대용량 데이터 제공 5G 요금제 설계 협의중…금융상품 연계 강점

'반값 5G' KB 알뜰폰… 판 흔들까


알뜰폰(MVNO)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KB국민은행(국민은행)의 알뜰폰 서비스가 오는 10월 시작된다. 국민은행은 LG유플러스 (9,680원 0.00%)와 손잡고 시중은행 최초로 MVNO 사업에 뛰어들었다. 알뜰폰 최초로 5G(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KB 알뜰폰으로 AR·VR·즐길 수 있을까= 15일 이통사와 알뜰폰 업계 등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이동통신사 LG유플러스와 대용량 월 데이터 제공이 가능한 5G 요금제 출시 협상을 진행 중이다.

국민은행은 오는 10월 MVNO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LG유플러스의 이동통신망을 임대하기로 하고, 알뜰폰 업계 최초로 5G 요금제를 출시하기로 합의했다. 국민은행은 그동안 '저가폰' 혹은 '노인폰' 이미지가 강한 알뜰폰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 이통사와의 망 임대 협상과정에서 5G 요금제를 열어줄 것으로 요청해 왔었다. LG유플러스가 이를 받아들였다.



우선은 이 회사의 5G 요금제 중 월 9GB의 데이터를 기본으로 제공하고, 데이터를 다 소진하면 1Mbps 속도로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5만원대 '5G라이트'에 준하는 요금제 설계를 논의 중이다.

여기에 더해 국민은행은 자사 MVNO 가입 고객들이 5G 서비스를 실질적으로 누릴 수 있도록 데이터를 월 수백GB 이상 제공하거나 아예 속도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5G 요금제도 준비 중이다. 대표적인 5G 서비스인 VR의 경우 시간당 25~30GB의 데이터가 소진된다. 월 9GB 가량의 데이터로는 제대로 된 5G 서비스를 즐길 수 없다는 것이 국민은행의 판단이다.

이와 관련해 국민은행 관계자는 "통신으로 돈을 벌겠다는 생각보다는 고객의 선택권을 넓히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봐 달라"며 "기왕 하는 것 제대로 한다는 생각으로 협상에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협상이 타결될 경우 국민은행 알뜰폰 가입자들은 AR과 VR 등 5G에 특화된 실감 미디어 등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KB 금융상품 사용할수록 알뜰폰 요금↓= 국민은행 알뜰폰 서비스의 가장 큰 강점이라면 금융 상품과의 연계다. 국민은행은 KB그룹 금융서비스를 사용할수록 통신 요금제 할인율이 누적되는 형식으로 알뜰폰 사업을 운영할 방침이다. 가령 국민은행 예금통장 및 공과금 자동납부 고객, KB카드 이용자 등은 기존 이통사 요금의 절반 가격으로도 동일한 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이통사처럼 단말기를 요금제와 연동해 직접 팔지는 않는다는 방침이다. 자급제폰을 고객이 가져오면 유심만 제공하는 방식으로 국민은행 MVNO 서비스가 제공된다. 국내 제조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자급제폰을 저렴하게 고객이 구입할 수 있는 방안이 내부에서 논의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 MVNO 브랜드명은 '리브모바일'이 거론되고 있다.

국민은행 5G 요금제 출시를 계기로 다른 중소 알뜰폰 업체들도 5G 요금제를 낼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국민은행에만 5G 망을 제공하고 다른 업체들을 서비스 제공 대상에서 제외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대기업 경쟁사가 업계에 등장하는 것이지만 5G 요금제라는 선택지를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새로운 활력이 시장에 제공될 것으로 업계는 기대 중이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국민은행 MVNO는 중소 알뜰폰 업체가 아닌 이통사의 경쟁상대"라며 "보다 다양한 상품 출시가 업계 경쟁력 제고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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