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흑산홍어, 울산 고래고기…'깜짝 놀란' 추석 상값

머니투데이 안재용 기자 2019.09.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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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해산물 올리는 경상도, 최대 50만원 내외…홍어값에 '좌지우지' 전라도 차례상

/사진=한국문화재재단/사진=한국문화재재단


"빵을 차례상에 놓는다고?"
"너네 집은 안 올려?"

홍어, 낙지, 고래고기, 문어, 대게, 카스테라. 모두 추석 차례상에 올라가는 음식들이다. 해당 지역사람이 아니면 의아한 일이지만 교통이 발달하지 않았던 옛날에는 차례음식도 지역별로 달랐다.



이런 풍습은 지금까지도 전해 내려온다. 차례상을 차리는데 드는 비용도 지역별로 다르다. 11일 머니투데이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서울시학교보건진흥원 물가조사자료 등을 활용해 지역별 차례상 비용을 조사했다. 사과와 고사리, 돼지고기 등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추석 제수용품 27개 품목 가격(약 26만4933원)에 지역별 차례음식 비용을 고려했다.

고래고기·상어고기, 문어, 대게…경상도, 풍부한 해산물 차례상



바다와 가까운 경상도는 해산물을 차례상에 올린다. 경북에서는 문어를 삶아 차례상에 내놓는 경우가 많고 일부 지역에서는 대게도 제수품으로 사용한다. 울산과 포항, 경주 등에서는 고래고기나 상어고기를 장만하기도 한다.

흔하게 볼 수 없는 식재료가 사용돼 차례상 비용도 만만치 않다. 구매시점과 품질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고래고기 300g이 7만5900원에 판매되고 있다. 고래고기보다 저렴한 상어고기도 1kg 당 2만1000원을 기록했다. 제수용 문어는 마리당 8900원이다. 대게는 크기와 산지에 따라 가격차가 상당하다. 러시아산 대게 5kg이 15만5000원에 팔린다. 국산 대게는 크기에 따라 20만원을 훌쩍 넘는 경우도 있다.

가정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고래와 상어, 문어, 대게를 모두 올리면 26만800원에 달한다. 나물과 고기산적 등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제수품 가격을 고려하면 52만5733원으로 50만원 내외 비용이 발생한다.


23일 인천광역시 옹진군 대청면 선진포항 물량장에서 주민이 홍어와 간재미를 말리고 있다. (옹진군청 제공) 2019.5.2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23일 인천광역시 옹진군 대청면 선진포항 물량장에서 주민이 홍어와 간재미를 말리고 있다. (옹진군청 제공) 2019.5.2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라도 하면 '홍어', 낙지·꼬막도 차례상 위로

전라도도 경상도와 마찬가지로 해산물이 차례상에 등장한다. 특히 전라도 특산품인 홍어가 올라가는 것이 특징이다. 홍어를 이용한 찜이나 포를 차례상에 올린다. 양념된 낙지를 꼬치에 꽂아 구워 올리기도 한다. 전라남도 일부 지역에서는 꼬막을 차례상에 올린다.

홍어는 품질에 따라 가격차가 매우 큰 식재료다. 고급 홍어는 70만원에 가까운 경우가 있다. 실제로 온라인 상점에서 67만원(11kg)에 판매되고 있다. 최고급 홍어는 부르는게 값이다. 제수용으로 판매되는 홍어는 1kg당 3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낙지는 7131원 부근이다. 꼬막은 4900원 내외다.

최저가 상품을 구매하는 경우 약 4만2031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한다. 차례상 비용은 30만6964원이다.

지역차가 큰 충청도, 내륙은 포·바닷가는 말린 홍어

충청도는 내륙에 위치한 충북과 바다를 접한 충남이 크게 갈린다. 충남 남부지역에서는 전라도 영향을 받아 말린 홍어를 올린다. 충북 내륙지방 중 경상도와 가까운 지역에서는 마른오징어나 오징어포, 상어포를 올리는 경우가 있다. 도 전체가 내륙에 위치한 충북 대부분 지역에서는 동태포나 황태포 외에 해산물을 올리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말린 홍어도 1만원~11만원으로 가격이 천차 만별이다. 최저가 기준 1만5900원에 판매된다. 마른오징어는 1kg 당 1만6830원, 상어포는 1마리에 3만5000원이다. 건어물을 여러개 올리는 드물어 한 종류 음식만 차례상에 오르는게 일반적이다.

밥 대신 빵? 요즘은 밥도 올리는 제주도

제주도는 현무암 지대로 물이 지하로 빠져나가는 특징이 있어 논농사를 짓기 어려운 지역이다. 과거에는 쌀이 귀해 잡곡으로 떡을 만들어 차례상에 올렸다. 최근에는 카스테라, 롤케익 등 빵을 사용한다. 실제로 제주도에서 자란 사람들은 '차례상에 올릴 빵' 심부름 기억이 있는 사람이 많다. 쌀이 흔해진 요즘은 밥도 올린다. 제주도 특산품인 옥돔도 다른지역에는 없는 제수품이다.

제수용 옥돔은 최저가 기준으로 3만9000원(5마리)에 판매되고 있다. 가격차가 큰 것은 옥돔도 마찬가지다. 2kg에 달하는 특대형 옥돔은 마리당 17만2260원에 팔린다. 카스테라는 온라인 판매점에서 개당 6500원(특대)이다. 일반제과점에서는 크기에 따라 2000원부터 구매가능하다.
사진=머니투데이DB사진=머니투데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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