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4000대 싣고 뒤집힌 골든레이호…신형선박인데 왜?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2019.09.10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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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당국 조사 시작-선박 노후화 보다는 도선사 실수, 현지 지형 등 가능성 제기

뒤집힌 채 불이 붙은 현대글로비스 소속 차량운반선 골든 레이호./사진제공=미국 해안경비대 트위터 뒤집힌 채 불이 붙은 현대글로비스 소속 차량운반선 골든 레이호./사진제공=미국 해안경비대 트위터


전도된 현대글로비스 (174,100원 ▼6,500 -3.60%) 소속 자동차 운반선 골든레이호에 탔던 선원 모두가 구조된 가운데 사고 원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현대글로비스와 외신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오전 1시40분쯤 골든레이호가 미국 조지아주 브런즈윅 항구로부터 약 12.6km 거리의 해상(수심 11m)에서 좌현으로 80도 가량 선체가 기울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선체에 불이 붙기도 했다.

사고 당시 운항은 미국인 도선사가 맡았다. 내항이어서 사고 당시 항해 속도도 빠르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까지 사고 원인은 명확히 나오지 않았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사고 원인 조사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단 골든레이호가 건조된 지 3년이 채 안된 신형 선박이라는 점에서 선박 결함은 낮다는 게 해운업계의 분석이다. 길이 199.9m, 높이 36m, 너비 35.4m에 이르는 골든레이호는 7만톤급으로 대형 차량 운반선이다. 소형차 7400여 대를 실을 수 있지만 사고 당시에는 미국에서 중동으로 수출하는 4000여 대의 차량만 선적돼 있었다. 과적이나 선박 노후화로 인한 사고 발생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현지 도선사의 실수, 지형 등 외부요인으로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도선사는 선박에 탑승해 해당 선박을 안전한 수로로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항만에서 선박사고가 나면 항만이 마비되기 때문에 항로를 잘 아는 도선사가 필요하다.

미국 현지 일각에선 항구에서 떠나는 골든레이호와 항구로 들어오는 배가 가까워지면서 사고가 발생했다는 주장이 나온다. 골든레이호가 내항으로 들어오는 선박을 피하는 과정에서 도선사의 항로 변경 등으로 전도됐을 가능성도 시사한다.


또 선체에 특별한 외부 충격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선박 복원력에서 이상이 있었을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한 해운사 관계자는 "해상 사고는 다양한 원인에 따라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내용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추정조차 힘들다"면서도 "화물 위치, 도선사의 당시 상황 판단 등이 복잡하게 작용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지시간 지난 9일 오후 4시경 골든베이호 마지막 생존자가 구조되고 있다./사진제공=미국 해안경비대 트위터 현지시간 지난 9일 오후 4시경 골든베이호 마지막 생존자가 구조되고 있다./사진제공=미국 해안경비대 트위터
현재 사고원인 조사는 미국 해안경비대(USCG)와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가 함께 진행 중이다. 선박의 블랙박스인 VDR(Voyage Data Recorder)과 선박의 교신 내용도 사고 원인 규명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지목됐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선적된 차량을 묶는 고정장치가 마련돼 있어 결박 문제는 특별히 없었다"면서 "관계기관과 협조해 사고 발생 경위를 파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글로비스는 골든레이호와 관련해 선체보험과 선주책임상호보험 2개에 가입해있다. 피해액은 보험으로 처리된다.

차량 피해는 선주책임상호보험으로 보상한다. 현대글로비스는 영국보험조합에 최대 82억달러(약 9조8146억원)를 보장하는 보험에 가입했다. 선체 피해에 대비해서는 현대화재해상보험에 최대 1047억원을 보상받을 수 있는 선체보험에 가입한 상태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재해 대상물은 선박 및 화물 등으로 구체적 피해금액은 보험사에서 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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