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럭운전사의 해고가 남의 일이 아닌 이유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19.09.1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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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8월 한달간 트럭운전 일자리 4500개 사라져… 화물 71%가 트럭으로 운반돼

/사진=AFP/사진=AFP


미국에서 최근 트럭운전기사의 대량 해고가 경기 둔화의 전조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 경제전문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미 고용통계청의 예비 급여 대상자 집계를 인용해 올해 8월 한달 트럭운전 일자리 4500개가 사라졌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5500개 일자리가 사라진 지난해 4월 이후 최대치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올해 화물트럭 관련 산업을 나타내는 지표가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화물통계분석업체 브라이턴캐피털LLC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동안 트럭 운반 회사 640곳이 파산해 지난해(175곳)의 3배를 뛰어넘었다. 지난 7월 신규 트럭 주문 건수는 9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 최대 트럭업체 중 하나인 USA트럭은 지난해 2분기 순수입이 250만달러(약 30억원)였으나 올해 2분기에는 고작 1000달러(약 120만원)에 그쳤다.



켄터키주(州) 렉싱턴에서 트럭 회사를 운영하는 채드 보블렛은 "(트럭운전사들에게) 2019년은 숙청(bloodbath)의 시기로 불린다"고 한탄했다.

트럭 산업은 미국 경제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여겨진다. 미 화물의 71%가 트럭으로 운송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트럭이나 트럭기사 수요 감소는 경기 둔화의 전조로 해석할 수 있다. 트럭 수요 감소는 트럭이 운반하는 화물이 그만큼 줄었다는 것이고, 이는 곧 소비자들이 덜 사서 제조사가 제품을 덜 만든다는 얘기가 된다.



미 산업연구기관 ACT리서치의 스티브 탬 부회장은 "제조업의 모든 과정에 트럭 운반은 관여하는 만큼, 제조량이 늘면 자연히 트럭 수요가 늘게 된다. 이는 경제성장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가 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소매 및 개인 소비 지출은 느는 데 비해 제조업은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며 "경기침체를 경고하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미국 공장 생산량은 지난달 2016년 이후 처음으로 줄었으며, 신규 주문 수는 같은 달 기준 7년 만에 최저치에 그쳤다.

투자회사 프루덴셜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 수석연구원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무역전쟁의 영향이 유로존, 아시아를 거쳐 이제 미국에 나타나고 있다"며 "미국 상황이 더 악화되면 이는 전체 노동시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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