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수소충전소 빗속 오픈…"하늘서 원료 떨어진다"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2019.09.10 16:46
글자크기

10일 폭우 속 국회수소충전소 준공식...'넥쏘' 운전자 "국회 충전소 통해 사람들 인식 바뀌길"

이낙연 국무총리와 문희상 국회의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수소충전소 준공식에서 수소충전소 설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이낙연 국무총리와 문희상 국회의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수소충전소 준공식에서 수소충전소 설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H 국회 수소충전소'가 문을 연 첫날, 하늘에서는 수소 원료(비)가 세차게 떨어졌다. 10일 쏟아지는 비에 수소충전소 준공식을 준비하는 관계자들의 얼굴에는 걱정이 가득했다. 문희상 국회의장도 "오랜만에 국회에서 행사를 번듯하게 하고 싶었는데 비가 온다"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이낙연 국무총리는 다르게 봤다. 그는 "지금은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부산물처럼 수소를 얻고 있지만 결국에는 물에서 수소를 뽑아 써야 한다"며 "수소 원료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셈"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서울에서 3번째, 전국에서 29번째 수소충전소가 국회에 설립됐다. 국회에 수소충전소가 설치된 것은 전 세계적으로 처음이다. 정치와 금융 1번지인 여의도에 자리잡은 ‘H 국회 수소충전소’는 한국이 강점을 가진 수소경제를 상징한다.

‘H 국회 수소충전소’는 국회 정문에서 접근이 용이한 국회대로 변에 총 면적 1236.3㎡(374평) 규모로 구축됐다. 국회 수소충전소는 현대차 고유의 수소충전소 디자인이 적용됐다. 반투명 재질의 하얀색 외벽이 깨끗한 수소에너지의 속성을 나타냈다.



인천 부평에 사는 홍승엽씨(47)는 이날 직접 지난 6월 구매한 ‘넥쏘’를 끌고 국회 수소충전소를 찾았다. /사진=김남이 기자인천 부평에 사는 홍승엽씨(47)는 이날 직접 지난 6월 구매한 ‘넥쏘’를 끌고 국회 수소충전소를 찾았다. /사진=김남이 기자
수소전기차 ‘넥쏘’ 운전자들은 국회 충전소를 손꼽아 기다렸다. 인천 부평에 사는 홍승엽씨(47)는 이날 직접 지난 6월 구매한 ‘넥쏘’를 끌고 국회 수소충전소를 찾았다. 구매한지 3개월 만에 5000km를 탈 정도로 수소전기차에 푹 빠졌다.

홍씨는 "수소 충전을 위해 양재에서 4시간을 기다린 적도 있다"며 "앞으로는 국회 수소충전소를 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료인 양재 충전소에 비해 국회 충전소는 1kg당 8800원을 내야하지만 집과 거리가 가까운 국회를 자주 찾을 계획이다.

국회 충전소를 본 홍씨는 "충전소 외관이 깔끔하고 좋다"며 "국회 충전소 설립을 계기로 수소전기차는 위험하다는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이어 "여의도 한복판에서 잘 운영되면 사람들의 생각이 긍정적으로 변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앞줄 오른쪽부터 문희상 국회의장, 이낙연 국무총리가 수소전기택시에 수소를 충전을 하는 모습/사진제공=현대자동차앞줄 오른쪽부터 문희상 국회의장, 이낙연 국무총리가 수소전기택시에 수소를 충전을 하는 모습/사진제공=현대자동차
국회 수소충전소는 수소에너지의 안전성을 상징한다. 문 국회의장은 "도심형 수소충전소가 국회에서 운영되는 것은 그만큼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뜻한다"고 강조했다.

충전소를 설립한 현대차는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수소가스 누출 및 화염(불꽃) 감지 등 안전세서 구축 △철근콘크리트 방호벽 시공으로 폭발에 따른 충격 외부 전이 방지 △충분한 자연환기 면적 확보 △모든 전기계장류 방폭 인증 제품 적용 등을 했다.

홍씨는 "수소충전소가 더 많이 생겨야 한다"며 "한번 충전하면 600km는 가니까 지방에 거점 중심으로 충전소가 늘면 수소전기차를 운전하기가 더 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반가운 국회 수소충전소지만 홍씨는 차량 대기 공간이 없는 것을 아쉬워했다. 그는 "충전을 기다리면서 차량을 주차할 곳이 없다"며 "차가 몰리면 대로변에 길게 늘어서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