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사진=로이터
블룸버그는 "경기 침체가 올 것이라는 논의가 활발하지만 중서부 위스콘신에 있는 공장들에게 경기 침체는 이미 현실로 다가왔다"면서 "제조업자들은 지난해보다 적은 돈을 벌면서 트럼프의 재선을 위협하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실제로 최근 공개된 경제지표들을 보면 미국 제조업의 침체는 현실화되고 있다. 미 공급관리협회(ISM)에 따르면 지난달 미 제조업 구매자관리자지수(PMI)는 49.1로 2016년 이후 처음으로 50 아래로 떨어졌다. 50은 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르는 기준으로, 50보다 낮으면 위축 국면에 있다는 뜻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도 2분기 연속 미 공장 생산 활동이 악화됐다는 지표를 공개하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이 같은 상황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지난 2016년 상황과 유사하지만, 당시는 지금만큼 나쁘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2016년 상반기 유가가 하락하면서 제조업 일자리 3만개가 사라지는 등 침체기를 겪었지만 이보다는 올해 2분기 공장 생산량이 3.1% 하락한 것이 더 큰 문제라는 설명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제조업을 살리겠다는 공약으로 경합주에서 표를 따내면서 대선에서 승리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당시보다 더 나쁜 상황을 맞은 제조업 종사자들이 돌아설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를 뽑은 전국 유권자의 12%, 경합주에서는 21%가 제조업 종사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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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콘신에서 농기계 공장을 운영하는 그렉 페트라는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관세의 비용을 전부 부담하고 있다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서 "그는 심지어 자신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가 소유한 공장 두 곳은 4년 전만 해도 4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현재 그 가동률은 각각 50%와 39%에 불과하다. 신제품 연구·개발도 중단됐으며 250여명의 직원들은 일시 해고 상태다. 페트라는 "불확실성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늘어나고 있다"면서 "절대 좋은 경기라 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단시일 내에 바뀔 가능성은 작다. 그는 지난달 "운영을 제대로 못한 회사들이 관세를 비판한다"면서 경기 부진이 아닌 각 기업의 경영 잘못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