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장관 "일본, 제주남단 항공회랑 정상화 참여하라"

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2019.09.10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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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제 겹쳐 안전 문제 심각, 일본이 전향적 자세로 대화 나서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사진= 박미주 기자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사진= 박미주 기자


우리 정부가 '제주남단 항공회랑 정상화'를 위해 일본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항공회랑은 항공로설정이 곤란한 특수여건에서 특정고도로만 비행이 가능한 구역이다.



제주남단 항공회랑은 우리나라와 일본이 관제하는 구간이 나눠져 있는데, 동남아행 항공로가 교차해 안전 문제가 대두 됐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정부는 일본 정부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전향적인 자세로 즉각 대화에 참여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제주남단 항공회랑 전체 길이는 519㎞로 이 중 259㎞가 우리 비행정보구역이지만 중국과 일본도 관제 업무를 담당한다. 1983년 중국과 일본이 양국을 오가는 직항로를 만들어 달라 주장하면서 설정됐다.

문제는 일본이 관제업무를 제공하는 구역이 우리가 관제업무를 제공하는 동남아행 항공로와 교차해 안전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기준 하루 평균 880대의 항공기가 지나가 교통량이 많은 곳이고, 전 세계 항공사 모임인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등도 비행안전 주의를 요구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0월 10일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이사회 의장 주재로 제주남단 항공회랑 당사국간 회의가 개최된 바 있다. 여기서 ‘항공회랑 실무그룹(ICAO+한중일)’을 구성키로 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해 교착상태에 빠졌다.


사진= 국토교통부사진= 국토교통부
우리 정부는 제주지역을 경유하는 한·중·일 연결 신항공로를 개설하고 관제권을 우리가 가져오는 안을 제시했다. 기존 교통량을 분산시키고 한 방향으로 항공교통흐름을 조정해 안전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이 안에 대해 ICAO와 중국은 공감하고 협의에 나섰지만, 일본은 지난 7~8월 우리 정부의 세 차례 협조 서한과 주일공관을 통한 요청에도 응답하지 않고 기존 주장만 반복하고 있다.

권용복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일본은 기존 항공회랑 체계하에서 복선화를 요구하는 것으로 공역구조를 복잡하게 해 안전문제가 악화 될 우려가 있다"며 "우리나라와 ICAO가 모두 반대했던 내용"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향후 안전관리 실적 자료를 분석해 해당 지역 안전 감독을 시행할 계획이며, 연 1~2회가량 주기적 안전평가를 실시해 위험요소를 식별해 체계적으로 관리할 예정이다. 국제사회와 협의해 항공회랑을 운항하는 항공기의 공중충돌경고장치 정비 기준을 강화하는 등의 조치도 연말까지 마련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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