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상장 앞둔 롯데리츠, 연 6% 고배당 가능한 이유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19.09.10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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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리츠(REITs)가 다음 달 코스피 시장 상장을 앞두고 막바지 흥행몰이에 나섰다. 앞서 상장에 실패한 홈플러스리츠와 차별화에 성공한 것은 물론, 새로운 자금조달 모델을 제시하며 리츠시장 활성화의 촉매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리츠는 이달 23일부터 10월 2일까지 홍콩과 싱가포르, 미국, 영국 등 세계 각지를 돌며 '로드쇼'에 나선다.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 후 공모가액이 확정되면 10월 8일, 10일, 11일 사흘간 일반 청약을 진행한다.



롯데리츠는 홈플러스리츠와 다양한 요소에서 차별점을 둬 '리테일 리츠'에 끼워진 색안경을 벗었다. 롯데리츠가 꺼내 든 카드는 △리츠 최초의 회사채 발행 △공모규모 축소 △자산 다각화 등 크게 3가지다. 앞서 홈플러스리츠가 업황 부진, 큰 공모 규모 등으로 흥행에 참패한 선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았다. 특히 신경 쓴 대목은 수익률이다.

홈플러스는 리츠 공모 당시 연 목표 수익률을 7%로 제시했다. 글로벌 리츠지수에 편입돼있는 싱가포르 포춘 리츠(Fortune REIT)의 배당수익률이 5.5%이고, 일본 대형유통회사인 이온(AEON)의 점포 대상 리츠(AEON REIT)가 3.6%인 것보다 높다.



그러나 대형마트 업황이 악화일로인 가운데 홈플러스 임대료만으로는 고배당을 버텨내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고, 이는 신뢰 하락→흥행 참패→상장 철회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반면 롯데리츠는 대기업 그룹이라는 이점을 활용해 자금 조달비용을 낮추면서 안정적 수익구조를 마련했다. 지난 7월 국내 리츠 최초로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의 평가를 받아 담보부사채를 발행한 것이 대표적이다. 당시 신용평가 등급은 AA-(안정적), 이에 금리 1.553%로 1700억원을 조달할 수 있게 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원래 부동산담보대출을 받으면 시중금리가 3% 안팎인 만큼 배당수익률을 높이기 힘들지만, 회사채를 발행해 금리를 1%대로 낮추면서 갭이 1% 이상 벌어진 만큼 목표수익률을 6%대로 높일 수 있었던 것"이라고 평가했다.


회사채 발행은 대주주인 롯데쇼핑에도 이득이다. 롯데쇼핑은 상장 후에도 롯데리츠 지분율 50%를 유지한다. 롯데리츠 자산 임차인이자, 최대주주인 셈이다. 담보로 내건 롯데백화점 강남점에 대한 책임임대차계약은 연 1.5% 고정임대료 인상조건으로 체결돼 있다. 10년 후를 계산해봐도 기존 임대료 대비 인상률은 15%다. 롯데쇼핑이 10년간 대주주로서 6%대 배당을 받는 만큼 임대료 부담은 상쇄되는 셈이다.

공모 규모도 4300억원 수준으로 줄였고 자산도 마트, 백화점, 아울렛 등으로 다각화했다. 때마침 금리가 가파르게 내려가 초저금리 시대에 도달한 것도 리츠 흥행에 도움이 되고 있다. 롯데리츠는 앞서 진행한 회사채 모집에서 1700억원 공모에 신청금액만 7600억원에 달해 흥행 청신호를 켰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증시 변동성이 심화하면서 안정적인 부동산 자산을 통해 꼬박꼬박 임대수익이 지급되는 리츠 매력이 더 커지고 있다"며 "국내 투자자들이 부동산에 관심이 많은데 적은 금액으로도 투자해 임대소득을 받을 수 있어 최근 트렌드에 가장 잘 맞는 상품"이라고 평가했다.

롯데리츠 관계자는 "반응이 좋으면 유상증자를 통해 자산을 더 편입해 리츠 규모를 키우거나, 롯데리츠 2호도 고려하고 있다"며 "상장리츠는 일반인들이 적은 돈으로도 투자할 수 있어 '토지공개념'을 현실화시키는 상품인 만큼 앞으로도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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