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추절 앞둔 中황금세대의 한탄 "베네수엘라 같다"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19.09.12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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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내수 받치는 중산층 구매력 감소 위기… 위안화 약세·물가 상승 등 악재 가득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중국 내수경제를 떠받치는 중산층, 이른바 '황금세대'가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위안화 가치하락, 돼지고기 가격 급등을 비롯한 물가 상승 등 중국 경제에 악재가 가득해 이들의 구매력마저 떨어질 우려가 커진 것이다. 일각에선 중국이 경제난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처럼 된다는 자조 섞인 반응도 나온다.

10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의 풍족한 중산층들 사이에서도 중국 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싹트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 기업인들 사이에서 해외 이민을 택하거나 원하는 이들이 절반을 차지하는 등 "중국의 미래는 베네수엘라"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무역전쟁으로 달러당 위안화 환율은 11년 만에 7위안을 넘어 '포치(破七)' 시대를 열었고, 중국인들의 필수 식재료인 돼지고기값은 사료값 상승,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인한 공급 부족 등으로 수개월 새 65% 이상 급등했다. 이 때문에 주요 식재료 가격도 지난달 18%나 뛰는 등 물가도 계속 오름세다.



여기에 중국 정부는 인터넷 검색 차단, 자본 해외유출 통제를 강화하고, 해외 여행 제한 조치까지 취하는 등 강경책으로 중산층들에게 두려움을 심어주고 있다.

중국에서 황금세대로 불리는 이들은 1970년대에서 90년대초반 사이에 태어났다. 중국 경제 고성장 시기와 함께 커와 상대적으로 부유하고 소비력도 강한 것이 특징이다. 중국 내수경기가 사실상 이들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것이다.

중국 광저우에 거주하는 대학강사 엠마 장(40)은 현 상황에 대해 "자동차로 터널에 진입했는데, 갑자기 전조등을 켤 수 없다는 것을 알아버린 상황과 비슷하다"면서 중국 경제 앞에 놓인 길은 어두운 미스터리다"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경기둔화에 대해 검열에만 급급하다는 점도 중산층의 불만을 사고 있다. SCMP는 경기불황 속 물가가 오르는 현상인 '스태그플레이션'과
'위안화 약세' 등은 아예 논의조차 못하는 검열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선전의 한 은행 컨설턴트 애니 첸은 "고객들 모두가 중국의 정치·경제에 대해 크게 우려한다"면서 "해외 부동산 투자에 망설이던 이들도 이제는 해외 투자가 더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광둥성 상업은행의 로빈 린은 "중산층이 소득과 투자수익을 10% 이상 늘릴 수 있다는 생각을 포기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5년간은 수익률을 3~4%대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NYT는 "중국 경제에 낙관적인 의견을 가진 기업인들도 3분의 1에 불과하다"면서 "정부가 경제 통제를 강화하면서 미래엔 베네수엘라가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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