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치 학습을 하루에"…AI 딥러닝 더 빨라진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19.09.10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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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통신량 줄여 AI 학습 속도 늘린 고속 처리 기술 개발

ETRI 연구진이 서버에 메모리박스 작동을 점검하는 모습/사진=ETRIETRI 연구진이 서버에 메모리박스 작동을 점검하는 모습/사진=ETRI


국내 연구진이 인공지능(AI) 학습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컴퓨팅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딥러닝 분산 학습에 최적화된 고속 처리 기술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학습하는데 일주일이 걸리던 AI가 같은 환경에서 단 1~2일 만에 학습한다.

딥러닝은 컴퓨터가 사람처럼 생각하고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하지만 컴퓨터 역시 대규모 영상·이미지·음성 등의 데이터나 모델을 학습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대규모 데이터를 처리하려면 여러 대의 컴퓨터를 활용해 학습 시간을 줄이는 ‘분산 학습’ 기술이 사용된다.

컴퓨터 하나로만 공부하지 않고 여러 대의 컴퓨터로 동시에 공부해 학습시간을 단축시키는 기술이다.

하지만 여러 컴퓨터가 동시에 실행되면 통신 병목 현상이 발생하는 한계가 있다. 컴퓨터들 간 통신량이 많다 보니 특정 지점에서 성능·용량이 저하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컴퓨터의 계산·처리 능력을 담당하는 중앙처리장치(CPU) 혹은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성능을 높이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장비를 계속 업그레이드해야 하므로 비용 부담이 크다.

ETRI는 `메모리 박스(Memory BoxTM)' 라 불리는 공유기억장치를 개발, 분산 학습시 발생하는 통신 병목현상을 해소했다.

메모리 박스는 컴퓨터들 중간에 위치해 각 컴퓨터들이 학습한 것을 서로 공유하도록 돕고 통신량을 줄여준다. 일종의 가상 공유 메모리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연구진의 기술을 이용하면 대대적인 장비 교체 없이 최소 투자로 동일한 환경에서 딥러닝 학습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

특히,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 형태를 모두 제공할 수 있어 수요자 맞춤형 기술 이전도 가능하다.

연구진이 이를 통해 1000가지 종류의 이미지 128만장을 분류하는 모델을 1만번 반복 학습하는 실험을 진행한 결과, 기존 서버 방식이 16분 23초가 걸린 반면 이 기술을 이용한 방식은 7분 31초가 걸렸다.

연구진은 또 국내 개발자들이 손쉽게 딥러닝 연구를 진행할 AI 컴퓨팅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딥러닝 대시보드'도 개발했다.

딥러닝 대시보드는 그래픽 기반 개발 환경을 제공, 개발자들이 코드를 하나하나 입력할 필요가 없다. 이 덕분에 학습시간은 물론 모델 개발 시간을 단축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이 기술은 해상도 높은 의료 영상 분석이나 방대한 이미지 분석 등 AI가 필요한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특히, 컴퓨팅 환경이 열악한 중소기업이나 학교,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서 활용한다면 개발 시간과 비용을 대폭 절약할 수 있다.

사업책임자인 ETRI 인공지능연구소 최완 책임연구원은 “글로벌 기업이 독식하고 있는 AI 컴퓨팅 인프라 시장을 우리 기술로 대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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