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17일만의 발사…美 향한 메시지?=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10일 오전 오전 6시 53분과 7시 12분께 평안남도 내륙에서 동쪽 방향으로 미상 발사체를 2회 발사했다. 지난달 24일 북한이 ‘초대형 방사포’라 주장한 무기 발사 후 17일만이며, 올해 들어 총 10번째 발사다.
그간 미국의 협상 제안에 불응해 왔던 북한이 전격적으로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겠다는 의사를 드러낸 것이다. 북한의 호응은 지난 6월30일 북미정상이 판문점회담에서 ‘2~3주 내 실무회담 재개’를 합의한 뒤 2달 여 만으로, 이달 말 실무협상이 성사된다면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후 약 7개월만이 된다.
우선 북한이 미국을 향해 '안보 대 안보' 협상틀을 부각하면서 자위적 수단으로 보유한 무기는 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주지시키는 메시지일 수 있다고 분석된다. 북한은 지난달 말까지 약 한 달간 집중적으로 신무기를 시험 발사하며 매번 이를 자위적 군사훈련이라고 강조해 왔다.
이 기간 북한이 발사한 무기는 단거리 탄도 미사일, 북한이 ‘초대형 방사포’라 주장하는 신형 무기 등 약 4종류인데, 이같은 재래식 무기의 보유를 북미협상에서 ‘양보할 수 없는’ 선으로 설정한 것일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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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아가 북한이 대량살상무기(WMD)가 아닌 ‘핵무기’ 만을 의제로 삼겠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일 수 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하노이에서 WMD의 완전한 폐기를 요구한 미국에게 화학무기 등은 제외한 핵무기만을 협상 대상으로 삼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일 수 있다고 풀이된다.
【서울=뉴시스】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0일 경기도 파주 판문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했다고 조선중앙TV가 1일 보도했다. 2019.07.01. (사진=조선중앙TV 캡쳐) [email protected]
이는 협상이 재개돼도 북미간 타협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뒷받침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하노이 회담 당시 확인 된 북미간 근본적인 이견이 좁혀졌을 지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미국이 하노이 후 비핵화 출발점으로 '동결'을 언급하며 하노이 회담 대비 상대적으로 유연한 태도를 내놓은 것이란 평가가 나왔지만 동결 대상을 정하는 과정에서 사실상의 무기 신고가 수반될 수 있다는 점은 지난한 협상을 예고한다.
또 미국은 동결 대상을 WMD로 밝혀 왔는데 이에 대해 북한과 이견이 불거질 수도 있다. 미국이 주장 해 온 '동시·병행적' 비핵화와 북한의 '동시·단계적' 방법 간 충돌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다만 북미 모두 협상을 타결시켜야 하는 유인이 남아있다는 점에서 당분간은 협상국면이 엎치락 뒤치락 하며 이어질 가능성도 적잖다. 특히 북한이 내달 초 북중간 대규모 행사 전 미국과의 만남을 먼저 추진한다는 건 북중밀착이 부각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미국을 의식한 완급조절일 수 있다. 그만큼 미국의 의중을 중요시 한다는 방증인 셈이다.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안보전략연구실장은 "북미간 절충점을 찾는 게 중요하나 현재는 양측 모두 양보할 여지가 크지 않은 걸로 보여 앞으로의 협상이 쉽지 않을 수 있다"며 "다만 북미정상 모두 협상이 이어지길 바라는 만큼 협상 모멘텀은 계속 살아있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