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L프로]"최대한 간소하게" 회의실서 열린 조국 취임식

머니투데이 하세린 기자 2019.09.09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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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윤석열 검찰총장 불참에 정치적 해석… 법무부·대검 "관례상 원래 참석 안해"

조국 법무부 장관이 9일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조국 법무부 장관이 9일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9일 오후 4시30분 정부과천청사 1동 7층 대회의실.

제66대 법무부 장관에 취임한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의 취임식은 다소 '조촐'했다. 취재 열기야 여느 때와 다름 없었지만 공간은 100여명이 선 채로 방을 꽉 채울 만큼 협소했다. (그 중에 취재진이 적어도 3분의 1을 차지했다).

약 1시간30분 전에 지하대강당에서 열린 박상기 법무부 장관의 이임식과 비교하니 더 그랬다.



그런데 이같은 결정은 다소 의도적이었다고 한다. 조 장관은 법무부 관계자들에게 "취임식을 최대한 간소하게 하고 열린 자세로 하자"고 말했다고 한다. 이곳에서도 이따금씩 장차관의 취임식이 열리기는 했지만(2013년 3월 황교안 법무부 장관 취임식) 일반적으로는 규모가 훨씬 큰 대강당에서 진행이 됐다.

'열린 자세'로 취임식을 연다는 취지에 맞춰 통상 취임사가 끝난 뒤 직원들이 한줄로 길게 늘어서서 상급자에게 다가와 악수하는 장면도 재현되지 않았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9일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뉴스1조국 법무부 장관이 9일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뉴스1
대신 조 장관은 취임사를 마친 뒤 직원들을 향해 뛰쳐(?) 나갔다. 그리고 일일이 악수를 청하면서 잘 부탁한다는 인사를 건넸다. 조 장관이 악수할 직원들을 찾아 이리저리 움직이는 바람에 사진 기자들이 그를 둘러싸고 거대하게 움직이는 원을 만들기도 했다.



같은 이유로 이번 조 장관 취임식에는 검찰 간부들도 대거 불참했다. 조 장관 취임식에는 김영대 서울고검장 등 극히 일부만 참석하고 평직원들이 주로 참석했다. 간부들이 아닌 평직원들과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했던 조 장관의 뜻이었다고 한다.

앞서 진행된 박상기 법무부 장관 이임식에 강남일 대검찰청 차장, 김영대 서울고검장, 배성범 서울중앙지검장 등이 참석했다.

일각에서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은 걸 두고 정치적인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법무부와 대검찰청에 따르면 통상 법무부 장관의 취임식에는 검찰총장이 참석하지 않은 게 관례였다. 대신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두 사람이 상견례를 하는 방식으로 인사를 나눴다고 한다.


물론 검찰이 조 장관의 가족과 관련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이번엔 이러한 비공식적 상견례도 성사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한편 조 장관은 가족과 관련한 수사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에게는 다소 '닫힌 자세'를 취했다. 그는 '가족들이 검찰 수사를 받는 최초의 법무장관 되셨다. 검찰 수사와 관련한 입장을 다시 한번 밝혀달라'는 물음엔 답하지 않았다.

'법무부와 검찰이 각자 역할을 하면 된다고 하지만, 장관 취임만으로 무언의 압박이 된다는 우려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대해선 "공정하게 처리되리라 생각한다"고만 답했다.

그는 이날 취임사에서 "검찰은 수사를 하고, 법무부는 법무부의 일을 하면 된다"며 "법무부의 검찰에 대한 적절한 인사권 행사, 검찰 개혁의 법제화, 국민 인권보호를 위한 수사통제 등 검찰에 대한 법무부의 감독기능을 실질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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