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장비업체 PSK홀딩스 "합병으로 매출 1조원 회사 도약"

머니투데이 한정수 기자 2019.09.09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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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국내 반도체 장비 80%가 외국산…국산화율 50%까지 올리는 데 기여할 것"

/사진=피에스케이홀딩스 제공/사진=피에스케이홀딩스 제공


지난해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는 4687억달러(약 557조원) 수준이다. 최근 미중 무역분쟁 등의 영향으로 규모가 다소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향후 전망이 어둡지는 않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2021년까지 시장이 5% 안팎의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 국내 경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도 상당하다. 반도체는 한국이 수출하는 품목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사용하는 장비는 80% 이상이 외국산이다. 피에스케이홀딩스 (46,000원 ▼850 -1.81%)는 이 반도체 장비를 국내에서 최초로 국산화한 업체다. 9일 경기 화성시 피에스케이홀딩스 본사에서 만난 박경수 대표(67)는 "현재 국내 반도체 장비 국산화율이 20%가 채 되지 않는다"며 "10년 내에 국산화율을 50%까지 올리는 데에 피에스케이홀딩스가 중추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반도체를 만드는 공정은 크게 전공정과 후공정으로 나눈다. 전공정은 웨이퍼 위에 회로를 만들어 반도체로 제조하는 과정이다. 이 반도체 웨이퍼를 전자기기 등에 탑재하기 적합한 형태로 만드는 과정이 후공정이다. 전공정과 후공정은 시장도 다르고 고객사들도 다르다. 그간 피에스케이홀딩스는 전·후공정에 필요한 장비들을 모두 제조해왔다.



회사 규모가 점차 커지면서 연구개발과 영업, 제조능력 관련 시너지를 발휘하기 위해 인적분할과 합병을 추진하게 됐다. 피에스케이홀딩스는 지난 4월 전공정 장비 사업에 주력하는 신설법인 피에스케이 (46,000원 ▼850 -1.81%)와 후공정 장비 사업에 주력하는 존속법인 피에스케이홀딩스로 인적분할을 했다. 이후 지난 5일 이사회를 통해 지주사 피에스케이홀딩스와 존속법인 피에스케이홀딩스를 합병하기로 결정했다. 합병은 2020년 2월 완료될 전망이다.

박 대표는 "매출 기준으로 전공정 장비 사업에 주력하는 피에스케이의 비중이 70%, 후공정 사업 법인의 비중이 30% 정도"라며 "후공정 사업에 집중하는 두 회사의 합병을 통해 고객 확보 측면에서 시너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합병으로 경쟁력을 높여 매출 측면에서도 큰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피에스케이홀딩스 주가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인적분할에 따른 재상장으로 지난 5월10일 1만1650원에 거래됐지만 이달 들어 7000원대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이는 미중 무역분쟁 등 세계적인 반도체 시장 불황 영향이라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실제 피에스케이홀딩스의 매출액은 매년 늘고 있다. 인적분할을 하기 전 피에스케이홀딩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3286억원으로 2017년에 비해 19.4% 상승했다. 피에스케이홀딩스 장비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1위다. 피에스케이 그룹에서 제조하는 애셔장비군에 속한 일부 장비는 국내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점유율이 가장 높다. 이와 관련, 박 대표는 "피에스케이홀딩스는 세계적으로 고객사가 40여곳이 넘는다"며 "고객사들이 분산돼 있어 불황에도 큰 타격을 받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에스케이홀딩스는 박 대표가 1990년 설립해 30년 가까이 직접 꾸려오고 있는 회사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그는 반도체 공장을 세우는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처음 반도체를 접하게 됐다. 이후 미국과 일본의 반도체 장비를 수입해 파는 사업을 했다. 그러다 직접 장비를 제조하는 일에까지 뛰어들었다.

박 대표는 "국산 장비의 우수성을 더 높이고 국산 장비의 해외 수출 확대를 통해 국가경쟁력 향상에 이바지하는 것이 꿈"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2025년까지 1조원의 매출을 내는 회사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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