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부터 최연소까지 삼일行…"아무래도 커리어 쌓기 좋죠"

머니투데이 조준영 기자 2019.09.09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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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법인 전성시대 …'노쇼' (No Show) 없이 노재킷 노타이' 격식 줄인 예비소집일 풍경

9일 서울 용산구 삼일PwC 본사에서 열린 신입회계사 예비소집일/사진제공=삼일PwC9일 서울 용산구 삼일PwC 본사에서 열린 신입회계사 예비소집일/사진제공=삼일PwC


오전 10시. 최대 400명이 수용 가능한 반원형 극장식 홀이 금세 가득 찼다. 상당수가 '노타이, 노재킷' 차림의 20대들이다.

9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삼일PwC 본사에서 예비소집일이 열렸다. 개별 회계법인의 입사전형을 최종통과한 이들이 마지막으로 계약서에 서명하는 날이다. 회사에 새로운 구성원이 들어오는 날인만큼 김영식 삼일회계법인 CEO(대표이사)와 경영위원들도 자리를 함께 했다.



최종합격자가 예비소집일에 나타나지 않는 일명 '노쇼'(No Show)도 없었다. 그동안 빅4 회계법인들은 관례상 예비소집일을 맞춰 복수합격자들의 선택을 구해왔다. 타 회계법인과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기준이 되는 노쇼가 없어서인지 법인관계자들의 표정도 밝았다.

이날 삼일회계법인에 최종 입사계약을 한 회계사는 총 301명. 신입 공채로 279명, 경력공채가 22명이었다. 입사자 명단에는 최근 54회 공인회계사시험 수석합격자인 남동신 회계사도 포함됐다. 같은 시험 최연소 합격자인 유정연 회계사(만 21세)도 삼일 행을 택했다. 남 회계사는 삼일PwC를 선택한 데에 "아무래도 업계 선두기업이니 경력을 이곳에서 쌓고 싶었다"고 밝혔다.



9일 서울 용산구 삼일PwC 본사에서 열린 신입회계사 예비소집일/사진제공=삼일PwC9일 서울 용산구 삼일PwC 본사에서 열린 신입회계사 예비소집일/사진제공=삼일PwC
단상에 오른 김 대표는 주기적 지정제, 표준감사시간제 등 신(新)외감법 도입으로 회계사들에게 보다 높은 책임감이 요구되는 데에 "모든 사안을 판단할 때 건전한 상식으로 양심에 맞게 해달라"고 주문했다.

김 대표의 발언이 끝난 후 경영위원을 겸하는 감사·세무·어드바이저리 등 총 5명의 LoS(Line of Service) 리더들의 소개도 이어졌다. 신입회계사들은 1~2년의 집중교육과 OJT(On-the-Job Training, 직무수행훈련)을 받은 후 개별 라인에 배치돼 정식 회계사 업무를 시작하게 된다.


외감법이 엄격해지면서 회계사들의 수요가 늘었고, 덩달아 처우도 상당 부분 개선됐다. 늘어난 회계수요에 따라 저년차 회계사들의 초임도 기존 4000만원대에서 5000만원대까지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처우가 좋아지면서 퇴사율도 낮아지는 추세다. 회계법인 고위관계자는 "예전에는 5~10 년차 등 주력회계사들이 높은 업무 강도에 퇴사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제는 중간 회계사들이 (퇴사하지 않고 남아)있어 감사품질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날 신입회계사 예비소집일을 연 삼정KPMG, EY한영, 안진딜로이트에도 각각 300명대의 회계사들이 입사했다. 최근 치른 공인회계사시험 합격자 1000명을 훌쩍 넘는 숫자다. 특히 삼정KPMG는 총 380명의 회계사가 입사했고 '노쇼'도 없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대형회계법인에 신입회계사들이 몰리는 이유는 단순히 일명 '빅4'의 이미지 때문만이 아니다. 중·소 회계법인에 비해 다양한 프로젝트와 실무경험을 쌓을 수 있고 체계적인 교육시스템이 갖춰져 있는 점이 큰 매력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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