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1위 복귀한 韓조선, 자재업계 실적도 기지개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19.09.09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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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선 수주활성화에 선박엔진 및 플랜트 배관 등 기자재 업체 실적도 큰 폭 개선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쳤던 조선 기자재 업체들의 실적이 되살아날 조짐이다. 국내 주요 조선소들의 선박수주가 살아나면서 납품확대가 하나 둘 재개됐고 해상풍력이나 플랜트 등에서도 시장이 확대되는 등 좋은 소식이 들려온다. 기업들의 주가도 꿈틀대고 있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 세계에서 발주된 선박 100만CGT(표준화물 환산톤수) 중 한국이 73.5%를 차지하는 73만5000CGT를 수주, 5월 이후 4개월 연속 세계 1위를 기록했다.

LNG운반선 발주물량 3척 중 3척을 한국이 모두 수주했고, 탱커 14척 중 13척(LNG 연료추진선 10척 포함)을 수주했다. 한국 조선업체들의 1~8월 누계 수주금액은 113억달러로 중국(109억3000달러)을 제치고 세계 1위를 회복했다.



선박 건조량이 늘면서 조선산업 고용도 지난해 8월 10만5000명으로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증가세로 돌아섰으며 지난달에는 11만명대를 회복했다.

이에 따라 조선업체들의 주가는 일부 낙폭을 회복한 상태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지난달 기록한 저점 29만4000원 대비 15% 가량 상승했고, 같은 기간 삼성중공업은 26% 상승한 8070원을 기록했다.

조선업계에서 부는 훈풍으로 기자재업체들의 주가도 최근 두드러진 강세를 보인다. 동성화인텍은 지난달 초 7000원에서 현재 9400원까지 35% 올랐고 태광도 8230원에서 1만800원까지 30% 넘게 상승했다.


기자재 업체들의 주가 상승은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기자재 업체의 매출은 선박 수주 이후 약 5~6개 분기 후행한다는 것이 한화투자증권의 분석이다.

조선업 전반은 올 들어 분위기가 크게 좋아졌으나, 구간을 넓게 보면 지난해 상반기부터 LNG 선박의 발주가 상승곡선을 기록했기 때문에 올해 2~3분기를 기점으로 실적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김홍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부산, 경남의 조선 및 플랜트 분야 기자재 업체 12곳을 방문한 결과 대부분 기업에서 수주와 실적개선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지난해부터 LNG선 발주가 호황기에 접어들고 있어 조선 기자재 업체들은 올 하반기 더욱 개선된 실적과 수주증가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박 기자재 부문에서는 LNG선 발주확대로 인해 LNG보냉재 생산업체인 한국카본의 실적이 기대된다는 평가다. LNG보냉재 사업은 올해 상반기 1280억원 수주로 이어졌는데, 6월말 기준 한국카본의 보냉재 수주잔고는 3912억원으로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

선박 엔진부품을 만드는 인화정공 (12,260원 ▲40 +0.33%)은 지난해 적자에서 올해 상반기 1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HDS엔진을 비롯해 현대중공업, MAN, 일본 조선소 등으로부터도 주문이 꾸준히 유입된 결과다.

선박 뿐 아니라 북미, 아시아, 중동 등지에서 최근 해양, 산업설비 플랜트 발주가 늘어나면서 한국 기업들의 수주도 급증하고 있는데, 이는 기자재 업체들에게 플러스 알파(α)의 효과로 반영될 것이라고 김 연구원은 내다봤다.

수혜폭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들은 태광, 성광벤드, 하이록코리아, 삼강엠앤티 등이 꼽힌다. 태광은 배관 등 선박과 플랜트 기자재를 납품하고 있는데 올해 2분기 영업이익률이 6.0%로 개선되는 등 제품 단가가 정상화와 수익성 개선의 선순환 구조로 전환했다.

원/달러 환율 약세도 실적에 힘을 더하는데, 이를 대응하기 위한 설비투자가 한창이다. 태광 (12,430원 ▲10 +0.08%) 부산 공장에는 4500톤급 프레스기가 설치됐고 화전공장에는 1만톤급
프레스기 그리고 로봇 1대가 더 추가됐다. 국내 석유화학 산업단지 투자에 따른 피팅 발주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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