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무부 장관 청문회에서 조국 후보자가 여상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에게 선서문을 전달하고 있다. 2019.09.06.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email protected]
그는 2일 간담회, 6일 인사청문회 때 각각 모두발언과 마무리발언을 했다. 간담회는 국민, 특히 젊은세대의 실망과 상처로 시작했다. 마무리발언에서 염치와 간절함, 부끄러움을 말했다.청문회 모두발언은 "국민의 박탈감"으로 시작했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못했다"고 자성했다.
기자간담회와 인사청문회, 두 차례 '조국 라이브'의 본질은 '태도'였다. 청와대 안팎에도 의혹에 대한 논리적 해명, 증거에 따른 소명은 가능할 것으로 봤다. 진짜 고민은 국민의 마음에 닿을 수 있느냐였다. 조 장관의 말처럼 "합법이냐 불법이냐"의 차원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12월31일 국회 운영위원회, 1월1일 새벽까지 이어진 회의의 화두는 청와대 특감반 의혹이었다. 그는 논리와 증거로 야당을 이기려 했다. 누구못지않게 법리에 밝은 법학자이자 현직 민정수석의 모습이었다.
이기려는 각오,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문제라는 건 아니다. 태도의 문제였다. 민정수석의 국회출석 여부가 논란이 됐을 때 그는 "내 출석은 비싸게 팔아달라"고 말했다. 가볍게 움직일 수 없다는 뜻이었지만 비호감도 불렀다. 운영위 후 "조국의 완승"이란 평가 역시 돌아보면 작은 승리였다.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자택을 나서고 있다. 2019.09.08.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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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지 않는 모습도 흥미롭다. 금태섭 민주당 의원과 청문회 문답이 백미다. 조 장관은 금 의원 박사과정 지도교수였다. 나이차가 적어 백발의 노교수와 혈기왕성한 학생 같은 전형적인 모습은 아니다. 그렇다고 간단한 사이도 아니다. 금 의원은 조 장관에게 "인연"을 말했다. 그럼에도 송곳같은 지적을 쏟아냈다.
이런 배경을 알고 듣는 금 의원의 질문은 놀라웠다. 덕분에 청문회다웠다. 더 놀라운 건 조 장관의 반응이었다. 동요하는 기색없이 "말씀 깊이 새기겠다"고 답했다. 12월 운영위만 해도 그는 감정 변화를 내보이곤 했다. 청문회를 지켜본 한 측근은 "조 장관이 맷집이 세졌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지난 9일 정식 임명됐다. '조국 논란'은 한 고비를 넘어 다음 국면을 향한다. 누군가는 태도의 변화조차 위선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호불호와 찬반을 떠나서 '조국'이라는 이 시대의 상징적 인물이 한 단계 더 성숙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A는 1, B는 2… Z는 26. 알파벳에 순서대로 숫자를 매겨보자. 애티튜드(attitude) 즉 '태도'는 모든 철자를 합쳐 100이 된다. 조국의 시간, 그의 말처럼 "40년같던 4주"는 조국의 태도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