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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뙤약볕에 함박웃음… 동서발전 칠레 산타로사 태양광발전소

머니투데이 산페드로(칠레)=유영호 기자 2019.09.1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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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밝히는 K-에너지-⑤]자금조달부터 기자재까지 '팀코리아' 동반진출… 국내 재생에너지산업 경쟁력 강화 성과

편집자주 국내 신재생에너지 보급 사업이 시작된지 30년이 넘었다. 초기에는 기술확보 미흡과 투자비용 문제로 큰 결실을 보지는 못했으나 친환경·지속가능 에너지원에 대한 수요 증가와 정부 지원 확대에 힘입어 갈수록 속도가 붙고 있다. '에너지전환'을 추진하는 문재인정부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재생에너지 산업을 한국 경제 미래를 책임질 새 성장동력으로 키우고자 한다. 단순 국내보급을 넘어 경쟁력을 강화해 세계 시장 진출을 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막강한 기술력으로 무장한 'K-에너지'는 태양광부터 풍력, 수력까지 풍부한 해외 에너지 자원을 활용해 전 세계 곳곳을 밝히고 있다. 머니투데이는 K-에너지 발전 현장을 직접 찾아 세계 속 우리 재생에너지 산업의 위치를 점검하고 발전 방향을 모색했다.
칠레 산티아고 수도주 산페드로 인근에 한국동서발전이 운영 중인 산타로사(santarosa) 태양광발전소 전경. 설비용량 9㎿ 규모로 대림에너지와 미래에셋대우가 사업에 함께 참여했다. / 사진제공=동서발전칠레 산티아고 수도주 산페드로 인근에 한국동서발전이 운영 중인 산타로사(santarosa) 태양광발전소 전경. 설비용량 9㎿ 규모로 대림에너지와 미래에셋대우가 사업에 함께 참여했다. / 사진제공=동서발전




칠레는 햇볕이 강한 나라 중 한 곳이다. 해가 길어 하루평균 태양광발전 가동시간이 8시간으로 한국(3.5시간)의 2배가 넘는다. 여기에 남미 최고 수준의 국가신용도는 투자 위험을 낮춘다. 시장 진출만 가능하다면 높고 안정적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의미다.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재생에너지기업이 앞다투어 칠레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이유가 이 때문이다.

지난 1일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차로 2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산페르도. 시내를 지나 꼬불꼬불한 산길을 넘자 초록빛 공터 위로 줄지어 늘어선 태양광 모듈이 눈에 들어왔다. 한국동서발전이 운영 중인 산타로사(santa rosa) 태양광발전소였다. 설비용량 9㎿급으로 890만달러(약 106억원)을 투자해 지난 4월 준공 및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발전소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남반구에 위치한 칠레는 이제 초봄에 접어들고 있다. 오전 10시인데도 뙤약볕이 뜨거웠다. 검푸른 태양광 모듈은 햇빛을 받아 비늘처럼 번쩍였다. 산타로사 태양광발전소에는 한화큐셀이 만든 출력 370Wp급 모듈 2만8224장이 설치돼 있다.



태양광 모듈에 다가서자 구조물에 달려 있는 모터가 눈에 들어왔다. 현장을 안내한 조한규 한국동서발전 해외사업실 차장은 “햇빛이 내리쬐는 일사각을 측정해 태양광 모듈 위치를 옮겨주는 트래커”라면서 “모듈이 해의 움직임을 좇아 스스로 각도를 조절해 발전효율을 극대화한다”고 설명했다.

칠레 산티아고 수도주 산페드로 인근에 한국동서발전이 운영 중인 산타로사(santarosa) 태양광발전소 전경. 설비용량 9㎿ 규모로 대림에너지와 미래에셋대우가 사업에 함께 참여했다. /사진=유영호 기자 yhryu@칠레 산티아고 수도주 산페드로 인근에 한국동서발전이 운영 중인 산타로사(santarosa) 태양광발전소 전경. 설비용량 9㎿ 규모로 대림에너지와 미래에셋대우가 사업에 함께 참여했다. /사진=유영호 기자 yhryu@
오전 동쪽을 바라보는 태양광 모듈은 점차 각도를 높여 정오께 수평으로 눕는다. 오후에는 해를 따라 서쪽을 바라보도록 각도가 조절된다. 태풍이나 허리케인 등 열대성 저기압이 닿지 않는 곳이어서 설치가 가능하다. 산타로사 태양광발전소는 9㎿급이지만 연간 예상발전량이 2만932㎿h에 달한다. 설비이용률이 32%로 한국(약 15%)의 2배가 넘는데 일조시간이 길기도 하지만 트래커가 제 역할을 톡톡히 하기 때문이다.

발전소 주변에는 넓은 공터가 자리 잡고 있다. 태양광 모듈을 추가 설치하면 수익을 더 높일 수 있는 상황. 하지만 동서발전은 발전설비를 증설할 계획이 없다. 소규모 발전사업이 유리한 칠레 전력시장구조 때문이다. 조 차장은 “칠레는 법으로 소규모발전사업자시장(PMGD)을 운영 중인데 전력판매사업자가 전기를 우선의무구매 할 뿐 아니라 구매단가도 별도의 계통안전화가격(SNP)을 적용해 수익성이 훨씬 좋다”면서 “PMGD 사업자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발전소당 설비용량을 9㎿ 이하로 유지한다”고 말했다.

산타로사 태양광발전 사업는 국내기업과 연계한 성공적 동반진출 모델로 주목받는다. 동서발전은 자금조달 단계부터 EPC, 운영까지 전 단계에 걸쳐 국내기업과 ‘팀 코리아’를 구성해 사업을 수행했다. 미래에셋대우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주로 참여했고, 대림에너지가 사업주주로 참여 중이다. 또 중국산 태양광 모듈이 아닌 한화큐셀 모듈을 사용해 국산 재생에너지산업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했다.

동서발전은 현재 대림에너지, 미래에셋대우와 함께 오이긴스주 렝고 인근에 8㎿급 링코나다(rinconada) 태양광발전소를 건설 중이다. 추가로 8~9㎿급 태양광발전소 10개를 준공해 칠레 태양광발전 사업규모를 105㎿로 확대할 계획이다.

칠레 오이긴스주 렝고 인근에 한국동서발전이 건설 중인 8㎿급 링코나다(rinconada) 태양광발전소 전경. /사진=유영호 기자 yhryu@칠레 오이긴스주 렝고 인근에 한국동서발전이 건설 중인 8㎿급 링코나다(rinconada) 태양광발전소 전경. /사진=유영호 기자 yhryu@
칠레 태양광발전 사업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온실가스 감축에도 기여한다. 청정에너지개발체계(CDM)를 활용해 국외 온실가스 감축실적에 대한 배출권을 확보해 국내 도입할 수 있다. CDM은 교토의정서에 따라 지구온난화 현상 완화를 위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온실가스 감축 사업 제도이다. 동서발전은 산타로사 태양광발전 등 총 4개 사업에 대한 CDM 등록을 위한 검증 작업을 진행 중이다.


박일준 동서발전 사장은 “칠레 태양광발전 사업은 회사 최초의 남미 투자형 발전시장 진출 사업이자 국내 재생에너지업계와 동반성장을 추진하는 복합적 의미가 있는 사업”이라며 “칠레 사업을 기반으로 재생에너지 사업 여건이 좋은 중남미시장 진출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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