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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즈·소피텔도…'특급호텔 격전지 韓, 한편엔 문닫는 호텔 속출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19.09.08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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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캉스' 트렌드에 럭셔리 호텔 속속 국내 진출 선언…3~4성급 관광호텔은 경영악화 면치 못해

/사진=그랜드인터컨티넨탈서울파르나스/사진=그랜드인터컨티넨탈서울파르나스




호캉스(호텔+바캉스) 트렌드가 확산하며 글로벌 럭셔리 호텔이 속속 개장하고 있다. 하지만 공급과잉과 들쭉날쭉한 수요변동에 따른 출혈경쟁을 버티지 못하고 간판을 내리는 호텔도 적지 않다.

◇서울·부산, 럭셔리호텔 다 모인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와 서울신라호텔을 비롯, 주요 특급호텔의 추석연휴 객실 예약률이 전년 동기 대비 30%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호텔 투숙이 보편적인 여행의 형태로 자리잡으며 과거 비수기였던 명절 연휴가 대목이 됐다. 이 같은 추세에 서울과 부산은 국내 토종, 글로벌 럭셔리 호텔의 각축장으로 바뀌었다. 2012년 여의도, 2015년 서울 광화문에 각각 자리잡은 콘래드와 포시즌스가 성공을 거두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호텔 체인이 자랑하는 럭셔리 브랜드가 매년 한국 진출을 선언하고 있다.

지난 6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개관한 하얏트 그룹의 럭셔리 브랜드 '안다즈'가 대표적이다. 싱가포르, 상하이, 도쿄에 이은 아시아 4번째 개장으로, 강남권 의료관광 수요 등을 끌어들일 것으로 전망된다. 아코르 그룹의 최상급 브랜드 '페어몬트'와 '소피텔'도 각각 내년과 2021년 여의도, 잠실 노른자 땅에 둥지를 튼다. 2022년에는 서울 신촌에 메리어트 그룹의 럭셔리 브랜드 '르 메르디앙'이 문을 열 계획이다.



국내 토종 특급호텔의 약진도 눈에 띈다. 독자 브랜드를 강화하며 호텔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롯데호텔은 2017년 국내호텔 최초로 6성급 호텔을 표방하는 '시그니엘 서울'을 선보였는데, 내년 상반기 중 부산 해운대에도 문을 연다. 신세계조선호텔은 지난해 독자 개발한 부티크 브랜드 '레스케이프'를 오픈했고, 워커힐호텔앤리조트는 스타우드의 'W' 브랜드와 결별하고 '비스타 워커힐'로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호텔업계, 알고보면 물 위에 뜬 백조?= 국내 럭셔리 호텔은 호캉스 특수에 봄날을 맞았지만 호텔업계는 그럴싸한 겉모습과 달리 물 밑에선 발을 동동 구르는 백조 신세라는 평가다. 우후죽순으로 호텔이 생기면서 관광호텔의 수익성이 악화일로를 걸어서다. 한국호텔업협회에 따르면 2014년 15만2760원이던 서울시내 호텔 평균객실요금은 지난해 11만9121원으로 대폭 하락했다.

2012년 정부가 '관광숙박시설 확충을 위한 특별법'을 통해 용적률 완화 등 혜택을 쥐어주며 관광호텔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결과다. 2014년 1092개였던 전국 관광호텔은 지난해 1883개로 늘었다. 방한 외국인관광객이 급증에 따른 기대감이 컸지만 2016년 방한 관광시장의 큰 축이던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이 사라지며 직격타를 맞았다.


공급에 비해 수요가 부족한 탓에 객실 가격이 자연스럽게 내려가는 출혈경쟁이 이어졌다. 설상가상으로 객실가격이 내려가는 상황에서 여행업계 '큰 손'으로 자리잡은 글로벌 OTA(온라인 여행사) 수수료 부담까지 커졌다. 특급호텔도 영업손실을 기록할 만큼 시장환경이 악화됐지만 피해는 국내 토종 3~4성급 관광호텔에 집중됐다. 브랜드 파워와 충성고객, 시스템을 갖춘 유명 특급호텔에 비하면 맨 몸이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간판을 내리는 호텔도 속출했다. 부산 해운대그랜드호텔은 경기침체, 경쟁업체 등장에 따른 공급과잉을 이유로 지난달 폐업을 결정했고, 인천 최초 관광호텔인 올림포스호텔도 최근 영업을 중단했다. 2015년 개장한 서울 종로구 베니키아 호텔은 서울시가 추진하는 청년주택으로 용도가 바뀌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호캉스 트렌드로 럭셔리 호텔의 주가는 날로 올라가고 있지만 전반적인 시장상황은 녹록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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