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그랜드인터컨티넨탈서울파르나스
◇서울·부산, 럭셔리호텔 다 모인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와 서울신라호텔을 비롯, 주요 특급호텔의 추석연휴 객실 예약률이 전년 동기 대비 30%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호텔 투숙이 보편적인 여행의 형태로 자리잡으며 과거 비수기였던 명절 연휴가 대목이 됐다. 이 같은 추세에 서울과 부산은 국내 토종, 글로벌 럭셔리 호텔의 각축장으로 바뀌었다. 2012년 여의도, 2015년 서울 광화문에 각각 자리잡은 콘래드와 포시즌스가 성공을 거두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호텔 체인이 자랑하는 럭셔리 브랜드가 매년 한국 진출을 선언하고 있다.
국내 토종 특급호텔의 약진도 눈에 띈다. 독자 브랜드를 강화하며 호텔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롯데호텔은 2017년 국내호텔 최초로 6성급 호텔을 표방하는 '시그니엘 서울'을 선보였는데, 내년 상반기 중 부산 해운대에도 문을 연다. 신세계조선호텔은 지난해 독자 개발한 부티크 브랜드 '레스케이프'를 오픈했고, 워커힐호텔앤리조트는 스타우드의 'W' 브랜드와 결별하고 '비스타 워커힐'로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공급에 비해 수요가 부족한 탓에 객실 가격이 자연스럽게 내려가는 출혈경쟁이 이어졌다. 설상가상으로 객실가격이 내려가는 상황에서 여행업계 '큰 손'으로 자리잡은 글로벌 OTA(온라인 여행사) 수수료 부담까지 커졌다. 특급호텔도 영업손실을 기록할 만큼 시장환경이 악화됐지만 피해는 국내 토종 3~4성급 관광호텔에 집중됐다. 브랜드 파워와 충성고객, 시스템을 갖춘 유명 특급호텔에 비하면 맨 몸이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간판을 내리는 호텔도 속출했다. 부산 해운대그랜드호텔은 경기침체, 경쟁업체 등장에 따른 공급과잉을 이유로 지난달 폐업을 결정했고, 인천 최초 관광호텔인 올림포스호텔도 최근 영업을 중단했다. 2015년 개장한 서울 종로구 베니키아 호텔은 서울시가 추진하는 청년주택으로 용도가 바뀌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호캉스 트렌드로 럭셔리 호텔의 주가는 날로 올라가고 있지만 전반적인 시장상황은 녹록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