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금융위원회 위원장(왼쪽)이 18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을 방문해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에게 .'금융개혁 혼연일체(金融改革 渾然一體)'가 적힌 액자를 선물하고 있다.(2015.03.18)/사진제공=금융위원회
은 후보자가 자신의 소신을 펼칠 수 있는 영역은 '안정'보다는 '개혁'이다. 실제로 청문회 과정에서 그의 평소 소신을 알 수 있는 구체적인 답변은 '개혁'에 관한 것들이었다.
금융이 발전하지 못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은 위원장은 취임사에서도 '금융도 실패한 시도를 용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현행 '면책 제도'를 개선키로 했다. '면책'을 수단으로 금융권에 좀 더 '과감하게 치고 나가'는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은 위원장의 큰 그림이다.
금융위 직원들은 금감원이 언제 뒤통수를 칠지 모른다는 의심을 갖고 있고 금감원 직원들 사이엔 금융위가 자신들의 업무를 하나하나 통제해 일을 할 수 없다는 불만이 팽배하다.
수장들이 나서서 풀어야 할 문제지만 최종구 전 위원장과 윤석헌 금감원장은 사실상 손을 놨다. 금융위 정례회의 날이면 열리던 '2인 회의'는 중단된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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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은 취임 후 첫 현장방문지로 금감원을 찾아갔었다. 취임 이틀 후였다. 취임 일성으로 '금융개혁'을 외쳤던 임 전 위원장이 금감원을 첫 방문지로 선택했던 이유는 금감원의 협조 없이는 '체감할 수 있는 금융개혁'이 어렵다는 것을 NH금융 회장을 지내며 절감했기 때문이다. 임 전 위원장은 그렇게 '금융위-금감원 혼연일체 시대'를 열었다.
물론 '혼연일체' 시대가 '금감원의 독립성이 최악으로 떨어진 시기'였다는 평가도 있다. 규제 완화, 금융산업 발전만 강조돼 '소비자보호'가 취약해졌다는 지적도 모르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의 '금융위-금감원의 엇박자'가 시장에 큰 혼란을 주고 있음 또한 분명하다.
은 위원장은 '금감원과의 관계 회복 방안'을 묻는 질문에 '소통'을 얘기했다. 뻔한 얘기지만 그 뻔한 소통이 지금은 막혀 있다. 윤석헌 원장은 은 위원장 내정 이후 두차례 후보자 사무실을 찾아갔다. 이제는 은 후보자가 답할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