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여성인력 확대 비결, 엔지니어 꿈주는 '걸스데이'

머니투데이 인천=유영호 기자 2019.09.09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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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K-걸스데이]독일 2005년부터 메르켈 총리가 직접 '걸스데이' 주관… 유럽 16개국에 확산

지난달 22일 독일 베를린 총리관저에서 열린 '2015 걸스데이'에서 인텔 체험프로그램에 참가한 여고생들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왼쪽 2번째)에게 직접 만든 계의 구동원리를 설명하고 있다./사진=유영호 기자 yhryu@지난달 22일 독일 베를린 총리관저에서 열린 '2015 걸스데이'에서 인텔 체험프로그램에 참가한 여고생들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왼쪽 2번째)에게 직접 만든 계의 구동원리를 설명하고 있다./사진=유영호 기자 yhryu@


‘케이걸스데이(K-Girls' day)’는 진로 선택을 앞둔 중·고등학교 여학생에게 기업, 연구소 등 산업현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산업현장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을 없애고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줘 여성인재의 이공학계 진학 및 산업현장 진출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과 머니투데이가 2013년 공동으로 정부에 프로그램 도입을 제안, 2014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 주최, KIAT 주관, 머니투데이 후원으로 열리고 있다.



케이걸스데이는 산업강국 독일이 2001년부터 진행 중인 ‘걸스데이’ 프로그램을 한국에 맞게 벤치마킹했다. 독일은 매년 4월 4째주 목요일에 만 10세부터 대학생까지 여학생 10만명이 대·중소기업, 연구소 등 산업현장 1만여곳을 방문한다.

1년에 단 하루뿐인 행사지만 10년 넘게 꾸준히 이어지면서 사회 전반에 변화를 몰고 오는 ‘촉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걸스데이에 참여한 여학생 62%는 실제 수학·컴퓨터공학·자연과학·기술(MINT) 분야로 진학하거나 취업한다. 참여 기업·기관 18%는 프로그램 참여를 계기로 여성인력의 중요성을 체감하고 여성인력 채용을 시작했다.



구체적으로 2012년 대비 2017년 여성인력 증가율은 △메카트로닉스 및 자동화기술 49.0% △기술연구 및 개발 47.6% △기계·산업공학 25.5% 등으로 남성인력 증가율(△18.6% △23.3% △12.2%)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 이런 중요성 때문에 공학인 출신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2005년 총리에 당선된 이후 한 해도 빠지지 않고 직접 ‘걸스데이’ 프로그램을 주관하고 있다.

독일의 성공적 효과를 벤치마킹해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벨기에, 폴란드, 스페인, 체코, 스위스 등 유럽 15개국도 ‘걸스데이’를 도입했다.

박종면 머니투데이 대표이사는 “이공학계 여성인력 활용은 4차 산업혁명 시대 한국 경쟁력을 좌우할 중요한 요소”라며 “‘케이걸스데이’가 산업현장의 ‘여풍’을 유도하는 좋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석영철 KIAT 원장은 “산업 흐름이 전통적인 제조업에서 소프트산업으로 바뀌고 있는 과정에서 여성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며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 ‘케이걸스데이’를 계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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