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대표가 장비 아래쪽으로 손을 뻗어 버튼을 누르자 기기가 자동으로 부드럽게 위아래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와"하는 환호성과 함께 학생들의 눈이 휘둥그레 졌다. 학생들은 '로봇팔'의 움직임을 관찰하며 장비에 모니터만 달면 병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초음파 검사 장비가 완성된다는 말에 연신 "신기하다"라는 말을 반복했다.
이날 파버나인을 찾은 여학생들은 산업통상자원부 주최,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주관, 머니투데이 후원으로 열린 '2019 K-걸스데이(Girls' Day)'에 참여한 서울 덕원여고 학생들이다. 현장을 찾은 학생들은 K-걸스데이를 통해 학교에서는 접할 수 없었던 의료기기들이 조립되는 현장을 가까이서 체험하며 흥분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평소 의료기기에 관심이 많았다는 2학년 이하은양(18)도 "만약 의료기기 분야로 진로를 정하게 된다면 오늘 경험을 통해 잘 이해한 상태에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날 현장을 찾은 여학생들은 덕원여고 학생 뿐만이 아니다. 5~6일 이틀간 전국 100개 산업기술 현장에서 중‧고‧대학교 여학생 2000여명이 K-걸스데이 행사에 참여했다.
올해로 6회째를 맞는 K-걸스데이는 독일의 여학생 대상 기술체험 행사 걸스데이에서 착안한 행사다. 여학생들에게 산업현장의 생생한 체험 기회를 제공해 이공계열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늘리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갈 미래 여성 연구개발(R&D) 인력으로의 성장을 돕고 있다.
석영철 KIAT 원장은 "K-걸스데이를 시작한 2014년 이후 대학 공학 계열에 진학하는 여학생 비율이 매년 증가세"라며 "여학생들이 산업 현장을 체험하고 여성 선배와 대화하며 이공계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