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야놀자, '팔리는' 여기어때… 엇갈린 숙박O2O 맞수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2019.09.10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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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놀자-잇딴 인수로 사세 확장 본격화 vs 위드이노-CVC 매각 임박… '기대반 우려반'

'사는' 야놀자, '팔리는' 여기어때… 엇갈린 숙박O2O 맞수


숙박 O2O(온·오프라인 연결) 맞수 야놀자와 위드이노베이션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야놀자가 연이은 M&A(인수·합병)를 단행하며 사세 확장에 나선 반면, '여기어때' 운영사 위드이노베이션은 영국 사모펀드 CVC캐피탈로 인수가 확정적이다. 두 회사 모두 M&A를 계기로 전환점을 맞았으나 처한 상황은 크게 다르다.

◇야놀자 '데일리·이노테크' 인수… B2C·B2B 경쟁력 모두 '강화'=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야놀자는 호텔 및 레스토랑 예약 스타트업 데일리와 객실관리시스템(PMS) 업체 이지테크노시스를 인수했다. 두 회사 모두 인수금액은 비공개다.



'데일리호텔' 운영사 데일리는 야놀자, 여기어때와 숙박 O2O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던 업체다. 특급 호텔, 풀빌라 등 고급 숙소 영역에서 강점이 있다. 210개국에서 40만여곳에 달하는 호텔 체인과 펜션 4700여곳, 레스토랑 1000여곳 등 예약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누적 다운로드 1000만건, 지난해 거래액 1700억원을 돌파했다. 야놀자는 데일리 인수로 국내 숙박 O2O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레스토랑 예약 사업 확장 계기를 마련했다.

야놀자가 인수한 데일리(왼쪽)와 이지테크노시스 CI.야놀자가 인수한 데일리(왼쪽)와 이지테크노시스 CI.
인도에 위치한 이지테크노시스 인수는 숙소관리솔루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다. 이지테크노시스는 중동, 동남아, 북미 등 160개국 1만3000곳 이상 고객사를 확보한 세계 2위 PMS 업체다. 올 초 야놀자는 국내 1, 2위 PMS 업체 가람과 씨리얼을 인수한 바 있다. 이지테크노시스 인수로 PMS 고객사를 2만1000여곳으로 늘렸고, 클라우드 기반 PMS 시장 선점을 위한 R&D(연구·개발)에 본격 나선다.



야놀자가 지난 6월 싱가포르투자청, 부킹홀딩스로부터 유치한 투자금 1억8000만달러(약 2155억원)가 인수자금으로 활용됐다. 이번 인수로 주요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해외시장, 신사업 개척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야놀자 관계자는 "데일리호텔은 레저·액티비티, 모빌리티 등 다양한 서비스를 연계한 프리미엄 플랫폼으로 진화를 추구할 방침"이라며 "이지테크노시스는 야놀자의 인도 자회사처럼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식 발표 임박한 여기어때 '매각'… 엇갈리는 '기대·우려'= 위드이노베이션은 CVC캐피탈로 매각이 확정적이다. 창업주이자 최대주주 심명섭 전 대표를 비롯한 주요 주주들이 CVC캐피탈에 지분을 넘기되, 일부 투자사들은 계속 주주로 남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세부적인 거래 조건 협의와 관련 절차 등으로 공식 발표가 미뤄지고 있다. CVC캐피탈이 새로운 대표를 내정했다는 내용이 보도된 상황이다. 인수 이후 조직 안정화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위드이노베이션 CI.위드이노베이션 CI.
CVC캐피탈의 위드이노베이션 인수에 대해선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다. 이번 인수로 심 전 대표의 오너 리스크가 사라지고 CVC캐피탈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자금력을 기반으로 해외시장 진출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 이와 달리 경영진 교체설에 따른 임직원들의 불안감 증폭과 지나친 비용 관리 중심 사업 운영이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상당하다. CVC캐피탈이 여기어때 청사진으로 제시할 내용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위드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현재로선 회사 매각 관련해 사내에 공식적으로 공유된 내용이 없다"며 "대표 내정설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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