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표창장 위조 사실이면 법적 책임"…동양대 총장 외압 의혹 부인

머니투데이 백지수 , 조철희 , 이원광 , 강주헌 , 이지윤 , 김예나 인턴 기자 2019.09.06 13:16
글자크기

[the300](종합)국회 인사청문회 오전 질의…조 후보자, 동양대 총장과 통화 사실은 인정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지난 한 달이 10년, 20년 같았다."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지난 한달 간의 검증 과정에 큰 고통을 받았다고 호소하며 제기된 주요 의혹들에 대해선 일체 부인했다.

조 후보자는 여야 간 극적 합의에 성사된 이날 청문회에서 시작부터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질의 전 선서에서 '2019년 9월6일'을 '1919년 9월6일로 읽기도 했다.
이날 청문회의 핵심 쟁점은 조 후보자의 자녀가 받은 동양대 표창장 위조 의혹에 조 후보자의 외압이 있었는지 여부였다. 앞서 최성해 동양대 총장은 조 후보자가 전화로 총장 표창장 위조 의혹과 관련해 거짓 증언을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조 후보자는 "(위조가) 확인되면 여러 큰 문제가 생긴다고 생각한다"며 "제 처가 그걸 했다고 하면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누구나 법 앞에서 평등하고 생각한다"고 했다.

자신이 이 의혹과 관련 최 총장과 직접 통화한 사실도 인정했다. 조 후보자는 "제 처(정경심 동양대 교수)와 (최 총장의) 통화 끝에 받았다"고 했다. 조 후보자는 "매우 짧게 통화했다. 제 처가 놀란 상태에서 여러 얘기를 하고, (표창장 발급을) 위임하지 않으셨습니까라고 언급하며 (통화했다)"고도 밝혔다.



조 후보자는 "'제가 지금 총장님에게 거짓말하라고 말씀은 못 드리겠고 조사해서 사실을 밝혀달라' 이정도 말씀을 드렸다"고 했다.

조 후보자는 "'총장님 물의를 일으켜 송구하다. 처가 억울해 하고 처가 위임 받았다고 했는데 조사해 달라'고 말했다"고도 덧붙였다.

표창장 일련번호 위조 여부와 직인 논란도 도마에 올랐다. 조 후보자는 딸의 봉사활동 표창장 원본을 봤느냐는 주광덕 한국당 의원 질문에 "사진으로 찍은 것을 봤다"며 "지금 갖고있지 않아 확보되는 대로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해당 표창장의 일련번호가 위조됐다는 의혹에 조 후보자는 "저로서는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청문회에서는 후보자 딸이 제1저자로 등재된 논문 파일이 조 후보자의 서울대 PC(퍼스널컴퓨터)에서 작성된 기록이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조 후보자의 대리 논문 작성 의혹이다.

조 후보자는 "집에서 쓰던 것이다. 서울대에서 제공하는 워드프로세서 프로그램을 제공받은 것"이라고 했다. 조 후보자는 "서울대 법대 PC를 집에 가지고 간 것이냐"는 김진태 한국당 의원 질문에는 "중고가 되면 집에서 쓰고 있다"며 "연구실이 아니라 집에 있는 PC다. 서재 PC를 공용으로 쓴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제 PC를 공용으로 쓰는데 제가 밖으로 나와서 아이가 쓰면 그걸 어떻게 아느냐"고 했다.

부인이 압수수색 당할 때 연구실에서 PC를 반출했다는 의혹에도 조 후보자는 "처가 언론 취재 등으로 난감한 상태라서 자기 연구실에 있는 PC 내용을 점검해 봐야 했다"며 "연구실에 출근할 수 없는 조건이라 가지고 간 것"이라고 했다.

조 후보자는 부인이 반출한 PC가 압수수색에서 한국투자증권 직원의 트렁크에서 나왔다는 지적에는 "부인이 몸이 안 좋은 상태라 아는 한국투자증권 직원이 운전했다"고 해명했다. 조 후보자는 "처는 부산으로 내려가 (증권사 직원에게) 돌아올 때까지 가지고 있으라고 했다"며 "서울에 와서 만났고 검찰에서 연락이 와서 그대로 임의제출했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빅뱅 승리의 클럽 '버닝썬'과 유착 의혹이 있는 윤모 총경과 찍힌 사진과 관련해서는 "민정수석 시절 청와대 근처 모 식당에서 전체회식 있던 날 각 직원과 1대 1로 찍은 것일 뿐"이라고 했다. 윤 총경은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근무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후보자는 윤 총경과 찍은 사진을 보이며 유착 의혹을 제기한 김도읍 한국당 의원 질의에 "전 직원 회식으로 공지가 됐고 사람들이 계속 이동하면서 왔다갔다 했다"며 "마치 윤 총경과 둘이 밀담한 것 같지만 그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대국민 사과도 했다. 조 후보자는 "후보자가 젊은이들의 정당한 분노에 동문서답식 답변을 해서 상처를 입게 했다. 진심으로 사과할 생각 없느냐"는 금태섭 민주당 의원 질문에 "있다"고 답했다.

금 의원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상 발언이 우리편 대할 때와 남의 편 대할 때 기준이 다르다. 공정함이 생명인 법무부장관에 흠일 수 있다"고 지적하자 "비판 취지를 충분히 이해하고 성찰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 일본의 경제보복에 '매국', '정신나간' 등의 어휘로 비판했던 것에 대해서도 조 후보자는 "당시 맥락이 있었지만 돌아봤을 때 거친 발언이었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검찰 개혁과 탈검찰화에 대한 소신도 밝혔다. 이와 함께 검찰 특수수사권을 대폭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후보자는 "수사권 조정안에도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를 대통령령에 위임해 단계 단계 줄여나가는 것으로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인사청문회는 오전 10시3분 개의했다. 주질의는 위원 1인당 7분 동안 진행됐다. 첫 번째 주질의는 표창원 민주당 의원이 맡았다. 한국당의 첫 공격수는 장제원 의원이었다. 이후 여야가 번갈아가며 질의를 계속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