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남방정책' 도약 준비 마쳤다…'문재인표 자주외교'

머니투데이 비엔티안(라오스)=최경민 기자 2019.09.06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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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아세안 순방 결산]①신남방 10개국 방문…한-아세안 특별회의 준비완료

【비엔티안(라오스)=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5일 동남아시아 3개국 순방 마지막 방문국인 라오스 와타이 국제공항에 도착해 환영객들을 향해 손 흔들고 있다. 2019.09.05.    pak7130@newsis.com【비엔티안(라오스)=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5일 동남아시아 3개국 순방 마지막 방문국인 라오스 와타이 국제공항에 도착해 환영객들을 향해 손 흔들고 있다. 2019.09.05. [email protected]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이후 힘을 줘 온 '신남방정책'이 2단계로 도약할 준비를 마쳤다. '더이상 흔들리지 않는 나라'를 위한 자주 외교 역시 더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라오스를 국빈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비엔티안에 위치한 대통령궁에서 분냥 보라칫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라오스의 국가 발전전략과 한국의 신남방정책을 잘 조화해 공동번영을 이뤄나가자"며 "성장잠재력이 무한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가들과 '사람 중심의 평화와 번영의 공동체'를 구현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6일 귀국을 앞둔 문 대통령이 지난 1일부터 지속된 아세안 3개국(태국·미얀마·라오스) 순방을 사실상 마무리하는 메시지를 언급한 셈이다. 문 대통령은 이번 순방기간 동안 '한국은 아세안이 바라는 것을 모두 해줄 수 있다'는 취지의 러브콜을 보내왔다. ICT(정보통신기술) 분야의 투자, 한국식 발전모델의 이식을 통한 상생과 공동번영을 강조했다. 메콩강 유역의 3개국을 방문한 것을 고려해 "한강의 기적을 메콩강의 기적으로"라고 제안했다.



이번 순방으로 문 대통령은 임기 내 아세안 10개국을 모두 방문한 유일한 대한민국 대통령이 됐다. 신남방정책의 안정적 추진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주형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아세안 10개국 순방 완료를 통해 신남방 외교를 4강(미국·중국·일본·러시아) 수준으로 올리기 위한 확고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신남방정책의 업그레이드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부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11월25~27일)를 위한 준비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이 정상회의에서 시장 개방, 교역 확대 기조에 못을 박고, '신남방정책 추진전략 2.0'을 내년에 발표한다는 게 정부의 그림이다. 부산에 만약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게 된다면 신남방정책과 한반도 교량국가 비전을 조기에 연결하는 것도 가능하다.

문재인 정부가 최근 힘을 주는 '자주 외교' 기조도 더욱 강해질 수 있다. 신남방정책의 기본 의도가 우리 경제·외교의 특정국가 의존성을 줄이고 불확실성을 최대한 분산시키는 것에 있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전쟁,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일본의 경제보복 등 강대국 변수에 휘청이는 취약한 경제구조를 보완하기 위한 취지다.


국제질서의 종속변수에 속했던 우리 경제와 외교를 보다 자립적으로 만들 수 있는 지역이 아세안이라는 판단이다. 아세안에 한국이 '진출'하는 격이기 때문에, 보다 능동적인 행동이 가능해진다. 주 보좌관은 "글로벌 밸류체인이 재편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생산기지로서 역할만이 아니라 소비시장 및 직접투자 시장으로서 아세안 및 인도의 전략적 의미는 더 크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2020년까지 한-아세안 교역 규모를 중국 수준(2000억 달러)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에 맞춰 정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한-아세안 교역액은 1600억 달러에 달했다. 이미 중국 다음으로 큰 교역대상이다. 지난해 우리 기업의 최대 해외 인프라 사업 수주처(39.9%)도 아세안이었다.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 등과는 연내 FTA(자유무역협정) 타결을 목표로 협상 중에 있다. 이번 순방을 계기로는 우리 기업의 민원 창구인 '코리아 데스크'(Korea Desk)를 미얀마 정부 내에 설치키로 합의했다. 태국에서는 한국 중소기업 혁신제품들의 원활한 현지 진출을 위한 '브랜드 K'의 출범식을 가졌다.

이밖에도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스마트시티 시범사업 △말레이시아 신재생에너지 융복합 실증사업 △한-태국 스마트시티 협력 △한-미얀마 경제협력산업단지 구축 △인도네시아 차세대 전투기(KFX/IFX) 사업 △베트남의 현대자동차 CKD(반조립제품) 공장 증설 등이 추진되고 있다.

주 보좌관은 "가장 중요한 것은 (신남방정책) 성과의 스피드"라며 "앞으로 상호 호혜적, 미래 지향적 협력 분야를 발굴하고 신남방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 ICT, 바이오, 전기차 등 4차 산업혁명을 아우르는 첨단산업분야까지 상호 협력 여지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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