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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美 아동 쿠키 수집으로 2000억 벌금… 국내에선?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김주현 기자 2019.09.05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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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유튜브, FTC 벌금 및 보호 조치 합의… 국내 처벌 미지수 "제재 근거 모호"

유튜브가 아동 시청자 접근성에 대해 홍보한 내용들. /출처=FTC.유튜브가 아동 시청자 접근성에 대해 홍보한 내용들. /출처=FTC.




유튜브가 미국에서 불법적인 아동 개인정보 수집 행위에 대해 2000억원이 넘는 벌금을 물게 됐다. 국내에서도 같은 행위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으나 처벌 여부는 미지수다.

4일(현지시간)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와 뉴욕주 검찰은 유튜브와 모회사 구글에 벌금 1억7000만달러(약 2050억원)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유튜브가 부모 동의 없이 13세 미만 아동의 인터넷 활동을 추적한 데 따른 것이다. 미국은 1998년 제정한 '아동 온라인 사생활보호법'(COPPA)에 근거해 해당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미국법 체계가 국내와 달라 해당 행위가 국내 법에서도 규제 대상인지 불분명하다"며 "미국 사례가 정확히 어떤 내용을 근거로 한 것인지부터 파악하겠다"고 말했다.



유튜브는 인터넷을 이용할 때 생성되는 쿠키를 활용해 키즈 채널 시청자들의 인터넷 활동을 추적했다. 이렇게 수집한 정보들로 사용자 관심사를 파악해 맞춤형(타겟팅) 광고를 집행해 수익을 올렸다. 유튜브는 바비인형 제조사 마텔, 유명 완구업체 해즈브로 등 광고주들에게 어린이 시청자들에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을 홍보하기도 했다. 이번 조사에서 유튜브가 마텔에 "유튜브는 6~11세 어린이들에게 도달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고 홍보한 사실이 밝혀졌다.

사용자 쿠키 수집 및 분석은 유튜브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 그동안 유튜브가 키즈 채널 시청자를 별도로 구분하지 않았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실제 키즈 채널 시청자인 아동의 인터넷 활동 기록을 추적하는 행위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국내에선 유튜브가 아동 개인정보를 수집하기 전 부모의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하는 의무가 있는지 여부가 모호하다. 개인정보보호법(제22조)은 '개인정보처리자는 만 14세 미만 아동의 개인정보를 처리하기 위하여 이 법에 따른 동의를 받아야 할 때에는 그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유튜브 사례엔 적용하기 어렵다. 국내에선 만 14세 미만의 경우 유튜브 이용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만 14세 미만은 키즈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유튜브 키즈 앱만 사용 가능하다.


때문에 유튜브가 미국에서 단행할 아동 개인정보 보호 조치를 서둘러 국내에 도입하는 게 현실적인 개선안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FTC와 유튜브는 벌금 외에도 아동 보호 시스템 구축에 합의했다. 채널 운영자가 아동용 콘텐츠를 제공한다고 표시할 수 있는 기능을 개발하고, 아동 개인정보 수집 시 부모 동의를 얻을 예정이다. 키즈 채널 운영자에게 COPPA에 따른 의무가 적용될 수 있다는 점도 알릴 계획이다. 유튜브는 "어린이용 영상을 보는 시청자들의 실제 나이와 상관없이 모두 어린이로 간주하고 개인정보를 취급하겠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 유튜브 키즈 채널 시청자 상당수가 아동이라는 사실을 반영해 아동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국내 법적 기반을 재정비해야 한다"며 "관계기관은 유튜브가 미국에서 시행할 보호 조치를 국내에도 빨리 도입하도록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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