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연휴·일본 NO…"秋캉스 가볼까"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19.09.06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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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심리 위축되며 추석 연휴 호텔 예약률 급증…호텔업계, 추석맞이 패키지 강화 나서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은 추석 연휴를 맞아 추석 패키지 투숙객에게 궁중잡채, 송편을 담은 '미니 고메박스'를 제공한다. /사진=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은 추석 연휴를 맞아 추석 패키지 투숙객에게 궁중잡채, 송편을 담은 '미니 고메박스'를 제공한다. /사진=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


민족 대명절 추석을 일주일 앞두고 '추캉스(추석+호캉스)' 바람이 불고 있다. 짧은 연휴와 '일본여행 보이콧' 분위기로 해외여행 심리가 위축되면서 호텔에서의 알찬 휴식을 보내려는 여행객들이 늘어나서다. 호텔업계는 이들을 겨냥한 추석 숙박상품 마련에 분주하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특급호텔의 추석 명절 객실 예약률이 증가세다.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털 서울 파르나스가 연휴 기간(9월12~15일) 예약 상황을 살핀 결과 지난해 추석과 비교해 예약률이 25% 증가했다. 올 초 설 연휴 예약률과 비교해도 20% 이상 늘어났다.

신라호텔의 예약 증가세도 심상치 않다. 서울신라호텔의 명절 대표 패키지 상품 '홀리데이 와이너리' 예약률이 30% 가량 늘었고, 제주신라호텔 예약률도 10% 증가했다. 공식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어플리케이션) 접속자 수도 평소보다 30% 가량 늘어났다.



서울 광진구 비스타 워커힐과 그랜드 워커힐의 객실 예약도 전년 대비 66% 증가했고,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도 올해 추석 패키지 '풀 문 브레이크'의 예약률이 전년 대비 2배 늘었다. 호텔 관계자는 "연휴 동안 객실점유율(OCC)이 90%를 넘기며 만실에 가까운 상황"이라며 "연휴까지 일주일 가량 남은 만큼, 예약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급호텔 뿐 아니라 비즈니스급 호텔도 인기다. 서울 영등포의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타임스퀘어에 따르면 호텔 추석 연휴 객실예약률이 80%에 육박한다. 호캉스 필수시설로 꼽히는 수영장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반얀트리는 호텔 내에서 피트니스와 수영을 즐길 수 있는 추석 패키지를 선보였다. /사진=반얀트리클럽앤스파반얀트리는 호텔 내에서 피트니스와 수영을 즐길 수 있는 추석 패키지를 선보였다. /사진=반얀트리클럽앤스파
일반적으로 추석 명절이 호텔가 대표 비수기로 꼽힌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이례적이다. 평소대로라면 가족끼리 고향을 찾거나 연휴를 맞아 해외여행을 떠나는 수요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짧은 연휴로 장거리 여행에 부담을 느낀 사람들이 제주도 등 가까운 국내여행지나 도심에서 휴식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전반적인 해외여행 수요가 침체인 것도 연휴를 준비하는 여행객들이 호텔로 눈을 돌리는 이유다. 일본여행 불매로 추석연휴 최고 인기여행지인 일본노선 발길이 뚝 끊겼다. 실제 하나투어, 모두투어 등 주요 여행사의 일본 예약률이 80% 가량 감소했다. 설상가상으로 주요 여행지인 홍콩의 정세불안에 따른 안전우려와 환율급등 부담까지 겹치며 굳이 해외여행을 나가기보다 국내에 머무르려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국내 호텔들도 추석연휴 대목을 맞아 투숙객 모시기에 나섰다. 기본적인 패키지 구성에서 벗어나 호캉스족의 이목을 끄는 프로모션으로 상품성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호텔은 황금돼지 골드바, 롯데 아쿠아리움 입장권 등의 혜택을 담은 스크래치 쿠폰을 포함한 '럭키 홀리데이' 패키지를 내놨다.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은 궁중잡채, 송편을 담은 '미니 고메박스'를 제공하는 추석 패키지를 선보였다.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호캉스 트렌드가 자리 잡으며 연휴에 호텔을 찾는 고객들이 늘어나는 추세인데 이번 추석은 위축된 해외여행 수요까지 몰리고 있다"며 "비수기였던 추석연휴가 대목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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