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가격 오른다" 기대감에 양돈업종 주가 상승세

머니투데이 한정수 기자 2019.09.04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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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돼지열병으로 세계 최대 돼지고기 공급·소비국 중국 돼지고기값 50%↑

"돼지고기 가격 오른다" 기대감에 양돈업종 주가 상승세


양돈업계 상장사들의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최근 아프리카돼지열병 여파로 세계 최대 돼지고기 소비국인 중국 돼지고기 가격이 50%나 더 비싸졌다는 점에서다. 국내 돼지고기 가격도 인상될 가능성이 높아 양돈업체의 수혜가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우리손에프앤지 (1,479원 ▼4 -0.27%) 주가는 지난달 초 1960원에서 이날 2520원까지 28.8% 올랐다. 같은 기간 이지바이오 (3,235원 ▲30 +0.94%)도 5200원에서 5540원까지 소폭 상승했다. 특히 이지바이오는 최근 7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탔다.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이어졌다. 이 밖에 윙입푸드 (1,682원 ▼17 -1.00%), 선진 (7,500원 ▲60 +0.81%) 등도 모두 오름세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중국 내 돼지고기 가격은 지난달 말 1㎏당 36위안(약 6075원)까지 올랐다. 이는 13년 만의 최고치다. 지난해 8월 중국에서 발병한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돼지고기 생산량이 급감한 탓이다. 그동안은 돼지고기 재고가 많이 남아있어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고 유지됐지만 최근 들어 병으로 인한 공급 충격이 본격적으로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

이와 관련, 김윤서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중국 내 재고가 소진돼 공급 절벽이 왔다"며 "갓 태어난 모돈이 가임기까지 250일, 임신기간 150일을 거쳐 출산한 자돈이 출하까지 180일로 총 550일이 걸려 공급 충격을 상쇄하기에는 너무 길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돼지고기 생산국이자 소비국이다. 전 세계 돼지고기 생산 비중이 50%에 육박한다. 중국 돼지고기 가격 인상은 전세계 수입육 가격에도 영향을 준다. 우리나라 돼지고기 가격도 인상이 불가피하다. 국내 양돈업체들의 수익성이 좋아질 가능성이 크다. 김 수석연구원은 "수입육 가격 급등이 시차를 두고 우리나라 돼지고기 가격 상승에 반영된다"고 밝혔다.

실제 식품 업종은 날씨나 질병 등 외부 영향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전통적으로 날씨가 더우면 닭고기 소비가 늘어나 닭고기 가격이 올라 관련 업종 주가가 강세를 보인다. 지난 4월에도 아프리카돼지열병 여파로 국내 양돈업체들의 주가가 한차례 출렁인 사례가 있다.

공급 부족으로 중국의 돼지고기 수입이 크게 늘어나는 것도 국내 양돈업체들에는 호재다. 중국은 지난 7월에만 돼지고기 18만톤을 수입했는데 지난해 7월에 비해 2배 증가한 양이다. 중국의 주요 수입 부위는 앞다리, 삼겹살 등으로 우리나라에서 인기있는 부위와 겹친다. 중국의 돼지고기 수입이 늘어나면 국내 수입육이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해 국산 돼지고기 수요가 높아질 수 있다.


현재 중국에 돼지고기를 수출하는 미국과 캐나다 등이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구제역 발병 이력이 있어 돼지고기 수출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중국이 계속해서 돼지고기 수입을 확대한다면 장기적으로 우리나라 돼지고기도 수출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퍼지고 있다.

한편 중국 돼지고기 가격은 앞으로도 더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돼지 가격 사이클상 2020년 5월이 정점이라고 예상했었다"며 "다만 중국의 훼손된 자체 공급능력을 감안한다면 상승세가 더 길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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