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 웨스트(Samuel West·사진) 실패박물관 설립자 겸 관장은 4일 서울 공덕동 서울창업허브에서 열린 '스타트업 서울 2019' 실패박물관 특별전 행사에서 머니투데이와 만나 "혁신과 실패는 뗄 수 없는 동전의 양면 같아서 실패를 겪지 않는 혁신적인 성공은 불가능하고, 혁신적인 성공을 거둔 사람이나 기업들일수록 더 많은 실패를 겪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실패박물관을 설립한 이유에 대해 웨스트 관장은 "실패는 모든 유형의 혁신이나 기업, 의료, 교육, 정부, 사회에서 필수적인 과정"이라며 "부끄러울 수 있는 실패를 꺼내서 공론화하는 장소가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삼성전자가 출시했던 갤럭시 폴드 스마트폰도 혁신적인 실패 사례로 꼽았다. 그는 "기술적인 면에서 폴드폰은 전세계적으로 가장 기대가 컸던 제품 중 하나였다"며 "시장 상황에 맞춰 충분히 성숙되지 않았던 제품을 서둘러 출시했던 게 실패의 이유"라고 했다.
경쟁이 치열한 한국 사회에 대해서는 좀 더 실패에 관용적인 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웨스트 관장은 "한국은 경쟁이 극도로 심화된 사회로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엄격한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며 "치열한 경쟁은 사회 발전에 일정 부분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혁신적인 사고에는 전혀 보탬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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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세계적으로 가장 혁신적인 IT회사들도 실패에서 대해서 개인들에게 책임을 묻는 게 보편적인 현실"이라며 "실패의 책임을 개인에게 짊어지우지 말고, 분리하고 하나의 사례로 보면서 공개적으로 논의할 수 있어야 긍정적인 경험을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개인들이 실패를 겪을 때 올바르게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 웨스트 관장은 "한국뿐 아니라 대부분의 사회에서는 어렸을 때부터 무언가에 실패했을 때 부끄러움을 먼저 가르친다"며 "실패할까봐 두려워서 도전을 제한하고, 수동적으로 움츠려드는 태도를 가장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 대표나 조직을 이끄는 리더에게는 '완벽한 사람'이 되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웨스트 관장은 "사람들이 실패를 덜 두려워하려면 질책받지 않을 수 있는 '심리적인 안전망'이 필요하다"며 "리더는 자신의 미흡한 부분이나 실수를 먼저 드러내 스스로 안전망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