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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호텔에 일회용 어메니티가 사라진다면?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19.09.05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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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화두에 IHG·메리어트 대용량 어메니티 교체 선언…청결에 대한 우려 해소가 선결과제

/사진=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사진=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플라스틱 빨대에서 시작한 'NO 플라스틱' 바람이 호텔가에도 불어닥쳤다. 글로벌 호텔체인들이 환경보호에 앞장서겠다며 일회용 어메니티(객실비품) 퇴출을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국내 특급호텔들도 이 같은 '친환경 서비스' 가치에 고개를 끄덕이고 있지만, 위생에 대한 고객 우려 등 해결해야 할 문제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 따른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터컨티넨탈호텔그룹(IHG)은 2021년까지 전 세계 100개국에 진출한 17개 브랜드, 5600여 개의 호텔에서 사용하는 1회용 플라스틱 어메니티를 벌크식 대용량 용기로 교체한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호텔 체인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역시 2020년 12월까지 샴푸·린스·샤워젤·로션 등을 친환경 대용량 용기에 담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지속가능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글로벌 트렌드에 따른 것이다. 최근 고급호텔과 리조트가 각종 폐기물 배출의 온상으로 지목되며 운영 개선에 대한 논의가 커졌다. 특히 어메니티는 한 번 쓰고나면 재활용되지 않고 곧바로 땅이 매립돼 환경오염 주범으로 거론됐다.



일회용 플라스틱 어메니티. /사진=메리어트일회용 플라스틱 어메니티. /사진=메리어트
이에 따라 국내 최고 특급호텔로 손꼽히는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와 서울 코엑스는 2021년까지 모든 객실에 대용량 벌크형 용기를 비치할 계획이다. 국내 각지에 위치한 JW 메리어트, 코트야드 등 메리어트 간판을 단 특급호텔들 역시 내년까지 대용량 어메니티로 교체한다. 신라호텔 등 국내 호텔들도 이 같은 글로벌 트렌드에 따르는 것을 검토 중이다.

국내 특급호텔들은 호텔운영 측면에서 대체로 나쁘지 않은 결정이라는 반응이다. 취지 자체가 호텔 이미지 제고 차원에서 도움이 되는데다 비용절감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한 메리어트 계열 호텔 관계자는 "2~3인 이상 묵거나 장기투숙하는 경우 일회용 어메니티를 금방 소진해 불편을 겪는 경우가 있다"며 "대용량 용기로 고객 편의를 증진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호텔 이용객들의 소비기준이 높다는 점에서 과연 통할 수 있을지 고민이 크다. 관련 소식을 접한 호텔 이용객들이 환경보호 취지를 환영하면서도 위생에 대한 우려를 내비치고 있어서다.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세균이나 이물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급호텔이 내세우는 가장 첫 번째 서비스 가치가 청결이라는 점에서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아난티가 플라스틱 일회용 어메니티 대체품으로 개발한 고체형 어메니티 '캐비네 드 쁘아쏭'. /사진=아난티아난티가 플라스틱 일회용 어메니티 대체품으로 개발한 고체형 어메니티 '캐비네 드 쁘아쏭'. /사진=아난티
일회용 어메니티가 사라진다는 사실에 대한 소비자들의 아쉬움도 부담요소다. 호텔 이용객들 사이에선 어메니티 자체가 숙박 기념품이 될 때도 많기 때문이다. 실제 특급호텔들은 이 같은 투숙객의 특성을 반영, 일회용 어메니티를 활용한 프로모션을 선보일 때도 많다. 호텔신라의 비즈니스 브랜드 신라스테이는 지난 4월 아모레퍼시픽과 협업, 고급 화장품 브랜드 '프리메라'를 어메니티로 활용한 프로모션으로 이목을 끌기도 했다.


이 때문에 국내 인터컨티넨탈과 메리어트 계열 특급호텔의 고민이 적지 않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는 위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호텔 관계자는 "친환경 문화로 바뀌는 것은 옳은 방향이지만 고객들이 받아들이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어느 주기마다 용기를 세척하고 어떻게 관리할지 등 고객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 뒤 본격적으로 바꿔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벌크형 대용량 용기 대신 독특한 대체품을 개발해 주목받는 국내호텔도 있다. 아난티는 지난달 고체 타입의 친환경 어메니티 '캐비네 드 쁘아쏭'을 개발, 전국 호텔과 리조트에 배치했다. 플라스틱을 줄이면서도 일회성 사용이 가능해 위생 문제를 해소했다는 설명이다. 아난티 관계자는 "기존 어메니티처럼 기념품으로 가져갈 수도 있고 환경오염 우려 없이 매번 요청할 때마다 증정, 구입이 가능해 투숙객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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