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1주년 11번가…e커머스 할인전쟁 출구전략 될까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2019.09.04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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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가, 올해 상반기 첫 흑자전환…"11번가와 다른 e커머스와 규모 차이 커"

지난 3일 이상호(가운데) 11번가 사장(가운데)이 '11번가 1주년 기념식'에서 임직원 대표들과 함께 1주년 기념 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사진제공=11번가지난 3일 이상호(가운데) 11번가 사장(가운데)이 '11번가 1주년 기념식'에서 임직원 대표들과 함께 1주년 기념 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사진제공=11번가


11번가가 법인 출범 1주년을 맞았다. 지난 1년 간의 성적표는 나쁘지 않다. 유입 고객 수는 꾸준히 늘었고,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 자신만의 경쟁력을 키워온 결과다. 11번가 사례가 e커머스 할인 전쟁의 출구 전략 모델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11번가는 4일 SK플래닛에서 분리돼 SK텔레콤의 자회사 별도 법인으로 출범한 지 1주년이 됐다. 지난달 30일에는 SK플래닛이 갖고 있던 자사주 15만8429주(1.55%)까지 취득하며 지분 정리를 완료했다.



11번가는 법인 출범 이후 수익성 개선에 집중했다. 실제 11번가는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47억원을 기록해 흑자전환했다. 1분기 첫 흑자를 기록한 이후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반면 매출은 크게 줄었다. 11번가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305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3% 줄었다. 다른 e커머스 업체들이 공격적인 할인 정책으로 적자를 감내하고, 매출을 끌어올리는 것과 대조적이다.

11번가 관계자는 "별도 법인으로 분리하면서 지속 가능한 사업 구조를 만들 필요가 생겼다"며 "추후 외부 투자를 고려하더라도 수익성 개선은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라고 말했다.
독립 1주년 11번가…e커머스 할인전쟁 출구전략 될까
11번가는 우선 수익성 개선을 위해 할인 이벤트를 축소 통합했다. 거의 매일 진행되던 할인 이벤트를 매월 11일 진행하는 '월간 십일절'로 통합했다. 고객에게 지급하는 할인 쿠폰 지급도 줄였다. 대신 신규 판매자에 대한 수수료를 절반으로 낮춰 상품을 다양화했다.



단독 상품 개발에도 힘을 실었다. 11번가는 법인 출범 이후 별도의 단독 상품 개발 부서인 '딜(Deal)팀'을 신설했다. 20여명 규모로 주로 제조업체 단독 상품 개발을 의논한다. 대표 단독 상품으로는 맥주 마니아들을 위한 '칭따오 굿즈'와 라면 업체 팔도와 협업해 선보인 '네넴띤' 등이 있다. 이들 단독 상품 물량은 많지 않지만, 모객 역할을 톡톡히 한다.

위메프와 티몬 등 다른 e커머스 업체들이 11번가의 수익성 개선 모델을 따라하긴 어렵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우선 규모 면에서 차이가 크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11번가의 거래액은 5조2400억원이다. 연간으로 확산하면 10조원이 넘는 수준이다. 위메프(3조2300억원)와 티몬(2조200억원) 등과 최대 3조원에 넘게 차이 난다.

e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옷가게도 매출이 잘 나오는 상권에서 하듯이 e커머스 업계에서도 거래액이 높은 업체에 판매자들이 몰리기 마련"이라며 "이베이코리아·쿠팡·11번가 등 거래액 상위 3개사를 제외한 나머지는 당장 수익보다 규모를 키우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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