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저점" 자사주 쇼핑 나선 CEO들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19.09.03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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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매수+바닥 시그널+ 투자심리 개선' 3가지 효과 기대할 수 있어

"지금이 저점" 자사주 쇼핑 나선 CEO들


미·중 무역분쟁에 일본 수출규제로 1900선까지 내몰렸던 코스피 지수가 차츰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현 시점을 '바닥'으로 인식한 기업 경영진들이 잇따라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날 문종인 한국철강 대표이사는 자사 보통주 3만3255주를 장내에서 매수했다. 1주당 평균 취득 단가는 4859원으로, 1억6000만원 규모다. 이번 주식 매수로 문 대표의 보유 주식 수는 6만8858주로, 지분율도 0.15%로 확대됐다.

한국철강은 지난해 5월까지만 해도 1만원대를 오가던 주가가 지난해 연말을 기점으로 급격히 하락했다. 지난 4월에는 공장 화재로 일부 제품 생산이 중단되면서 주가가 4000원대까지 떨어졌다. 이에 현 주가를 저점으로 인식한 문 대표가 자사 주식을 장내매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표는 지난달 7일부터 수차례에 걸쳐 주식을 매입하고 있다. 6월 공장 생산 재개 이후에도 주가가 오히려 연중 저점으로 떨어지자 저점 매수 기회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자사주 매입 단골인 강영중 대교 회장도 전날 주식을 추가 매수했다. 보통주 171주와 우선주 300주 등 총 200여만원 어치다. 지난달 30일 1500만원 어치 자사주 쇼핑을 한데 이어 불과 이틀만에 또다시 자사주를 사들인 것이다.

강 회장의 자사주 매입은 업계에서도 유별난 편이다. 올 들어 강 회장의 자사주 매입 공시만 120회에 달한다. 강 회장의 대교 지분율도 연초 8.14%에서 현재 8.72%로 확대됐다.


대교는 지난해 8000원을 웃돌던 주가가 현재 6000원대로 하락했다. 지난해 주가 하락률은 18.3%에 이른다. 교육주인 청담러닝이 지난해 14.6% 오른 것과 대조된다. 대교는 올 들어서도 이날까지 7.16% 하락했다.

회사 임원들도 자사주 쇼핑에 동참하고 있다. 이날 한국콜마홀딩스는 지난달 27일과 28일 이틀 간 전준수 이사가 자사 보통주 330주를 장내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약 700만원 어치다.

한국콜마홀딩스는 창업주인 윤동한 회장이 전 직원이 모인 월례조회에서 친일, 여성 혐오 발언이 담긴 극우 성향의 유투버 영상을 상영한 것이 문제가 돼 투심이 악화됐다. 이에 지난해 4월 6만원대였던 주가가 이날 2만1100원으로 3분의 1토막 났다. 펀더멘털에는 이상이 없는 만큼 오너리스크로 주가가 하락한 지금을 저점 매수 기회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외 이동철 KB금융 부문장은 지난달 29일 3000만원을 투자해 자사 보통주 1055주를 매수했고, 정규황 LG전자 전무도 약 6000만원을 들여 831주를 장내 매수했다. KB금융은 지난해부터 이날까지 38% 하락했고, LG전자 역시 같은 기간 42% 급락했다. 청담러닝도 회사 임원인 최승로씨가 약 2000만원을 들여 지난달 26~27일간 1192주를 장내매수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경영진들의 자사주 매입은 투자자들에게 해당 회사 주가가 저점이라는 시그널로 작용한다"며 "최근 코스피 지수도 1900선까지 내려와 바닥권 인식이 강해졌기 때문에 이들의 자사주 매입은 향후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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