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상한제 발표, 건설株 타격 없었다?

머니투데이 한정수 기자 2019.09.03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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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부정적·긍정적 영향 혼재해 큰 변동 없어, "향후 성장 모멘텀은 부족"

분양가 상한제 발표, 건설株 타격 없었다?


정부가 민간택지로 분양가 상한제를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발표한 지 3주일이 넘게 지났지만 건설업종 주가는 큰 변동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성 하락 등 부정적 영향이 존재하지만 오히려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요소들도 있어 큰 타격이 없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분양가 상한제 관련 발표가 있었던 지난달 12일부터 이날까지 현대건설 (32,400원 ▲1,050 +3.35%) 주가는 4만1350원에서 4만1150원으로 소폭 하락했다. 대림산업 (49,600원 ▲1,100 +2.27%)GS건설 (14,270원 ▲190 +1.35%)도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오히려 주가가 상승한 종목들도 있었다. 같은 기간 대우건설 (3,645원 ▲45 +1.25%)은 6.5% 상승했고 삼성엔지니어링 (25,700원 ▲900 +3.63%)은 변동이 없었다.

분양가 상한제 확대 시행은 건설업종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재건축, 재개발 지역에서 신규 물량이 줄어드는 것이 불가피하고 분양가격 인하도 피할 수 없다. 이는 곧바로 건설사의 수익성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반드시 부정적인 영향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오히려 건설사들이 사업을 다각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특히 수도권 도시 개발이나 교통 인프라 관련 사업, 해외 사업 등의 비중을 높이면 실적이 개선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투자가 확대돼 일부 건설사들이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성장률 둔화 등 경제지표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SOC 투자 속도를 높이고 있어 주목된다"며 "국토교통부가 지난 1월 발표한 국가균형발전프로젝트 사업과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사업을 중심으로 예산이 빠르게 집행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분양가 상한제 확대 시행이 발표되기 이전의 주가가 과도하게 낮은 수준이었다는 지적도 있다. 발표가 나기 전 지나친 우려가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그러나 발표가 나온 이후에는 이 같은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주가가 크게 변동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그렇다고 건설업종에 대한 전망이 밝은 것만은 아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당분간 건설업종 주가를 끌어올릴 모멘텀이 부족하다고 설명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지난 7월보다 11포인트 떨어진 65.9를 기록했다. 체감경기가 악화했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건설업종 평가가 낮지만 업종 주가를 정상화시킬 모멘텀이 부재한 상황"이라며 "당분간은 해외수주 및 실적 턴어라운드 등 개별 모멘텀이 있는 업체 위주로 투자를 할 것을 권고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분양가 상한제 확대 시행으로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도 있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분양가 상한제 등의 규제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전반적으로 노후주택이 적체되고 있다"며 "인테리어에 대한 수요가 상승하면서 한샘 (47,600원 ▲2,300 +5.08%) 등이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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