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운 띄웠지만… 美中 만날 날짜도 못잡았다

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2019.09.03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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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中 관세연기 요구 등 합의 실패"
중국, 대화 필요성 강조하면서 WTO 제소
미국서도 최근 경기침체 우려 지표 이어져
"재선 악영향" 백악관 내 대화 끈 유지 노력

미국 내 'Recession'(경기침체) 검색 관심도. /사진=구글트렌드미국 내 'Recession'(경기침체) 검색 관심도. /사진=구글트렌드


미국과 중국이 1일 새로운 관세를 주고 받은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앞서 언급했던 무역협상은 아직 일정도 못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협상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미국의 관세 조치를 WTO(세계무역기구)에 제소했다.

2일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무역협상 관계자 2명을 인용해 지난주에 양측이 접촉했지만 "중국 관료들이 미국을 방문하는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미국과 중국이 최소 두 가지 부분에서 상대의 요구가 수용되지 못한 것을 일정 잡기에 실패한 배경으로 꼽았다.



이에 따르면 미국은 중국에 회담의 의제 범위를 정할 것을 요청했고, 중국은 새로운 관세 부과 연기를 요청했다. 하지만 일요일인 지난 1일 트럼프 대통령은 약 1100억달러 규모 중국산에 15%의 추가관세를 부과했고, 중국도 일부 미국산에 같은 시간 5% 이상의 관세를 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중국과) 9월 중에 만난다는 것은 유효하다"면서도 "우리는 중국이 한 해 5000억달러를 가져가는 것을 허락할 수 없다"고 강경한 반응을 이어갔다.



소비자들이 사는 '소매품'이 미국이 최근 부과한 중국산에 대한 관세에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사진=블룸버그통신소비자들이 사는 '소매품'이 미국이 최근 부과한 중국산에 대한 관세에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사진=블룸버그통신
중국은 2일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양국이 무역협상을 이어가기 위해 필요한 조건을 만드는 것"(겅솽 외교부 대변인)이라고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같은 날 WTO에 미국의 이번 관세 조치를 제소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이 관세에 굴복하는 것으로 비치는 것을 경계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갑자기 정책을 바꾸는 경향이 있어서 협상 날짜를 잡는 데도 조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1년 넘게 미국과 무역전쟁 중인 중국은 그 여파가 경제지표에도 드러나고 있다. 지난달 31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8월 제조업 PMI(구매관리지수)는 전월보다 0.2포인트 떨어진 49.5로 4개월 연속 경기가 위축된(50이 기준선) 모습을 보였다.


백악관은 경기 침체 우려를 부인하지만 미국의 지표도 좋지 않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8월 미 제조업 PMI는 49.9(예비치)로 2009년 9월 이후 처음으로 50을 밑돌았다. 2일 CNBC는 팩트셋(FactSet)을 인용해 분석가들의 올해 S&P500 기업들 수익 증가율 추정치가 지난해 12월 7.6%에서 최근 2.3%까지 떨어졌다고 전했다.

또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미국 내 'Recession'(경기침체) 검색 7월말부터 급증해 민심도 불안한 모습이다. 백악관 내 일부 관료들은 무역전쟁 여파가 내년 트럼프 대통령 재선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중국과의 대화 끈을 유지하려고 애쓴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양국은 12월15일 또다른 추가관세를 예고하고 있다. 적용될 경우 미국에 들어가는 중국산 소비재의 대부분(99%)이 관세 영향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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