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축제” 20세기 전설의 사진작가들이 비춘 파리의 생명력

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2019.09.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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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전 ‘매그넘 인 파리’ 25일부터 내년 2월 9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 디자인 미술관…작가 40명 400여 작품

로버트 카파, '뉴룩' 스타일 롱 스커트를 입고 있는 디올 모델, 파리, 프랑스, 1948ⓒ Robert Capa ⓒ International Center of Photography/Magnum Photos로버트 카파, '뉴룩' 스타일 롱 스커트를 입고 있는 디올 모델, 파리, 프랑스, 1948ⓒ Robert Capa ⓒ International Center of Photography/Magnum Photos


“파리는 내게 언제나 영원한 도시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어떤 모습으로 변하든, 나는 평생 파리를 사랑했습니다. 파리의 겨울이 혹독하면서도 아름다울 수 있었던 것은 가난마저도 추억이 될 만큼 낭만적인 도시의 분위기 덕분이 아니었을까요.”



파리 예찬론자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파리는 날마다 축제’에서 파리는 마치 ‘움직이는 축제’ 같다고 말했다. 그것은 정적이든 동적이든 파리가 가진 생명력에 관한 이야기다. 남은 일생에 당신이 어딜 가든 늘 당신 곁에 머물 것이라는 헤밍웨이의 예찬은 ‘벨 에포크’(좋은 시대)의 현재성을 가장 잘 드러낸다.

프랑스 파리를 주제로 한 사진전 ‘매그넘 인 파리’도 그런 추억을 통해 가슴 뛰는 현재와 만나라는 주문일지 모른다.



브뤼노 바르베, '리퍼블리크'에서 '당페르-로슈로'로 향하는 학생과 노동자로 구성된 시위대, 파리, 프랑스, 1968 ⓒ Bruno Barbey/Magnum Photos브뤼노 바르베, '리퍼블리크'에서 '당페르-로슈로'로 향하는 학생과 노동자로 구성된 시위대, 파리, 프랑스, 1968 ⓒ Bruno Barbey/Magnum Photos
오는 25일부터 2020년 2월 9일까지 장작 6개월간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 디자인 미술관에서 이어지는 이 전시에는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로버트 카파, 마크 리부, 엘리엇 어윗 등 20세기 사진의 신화로 불리는 매그넘 포토스(Magnum photos) 소속 작가 40명의 약 400여 점(작품 264점, 영상 8개로 구성된 122점의 사진)에 달하는 작품이 출품된다.

세계 역사에서 혁명의 깃발이 가장 많이 나부낀 도시이면서 때론 사치 산업의 심장으로, 때론 가난한 청년 예술가들의 아지트가 된 이곳은 다양성과 부조화의 생동감에 천의 얼굴로 포장된 도시로 기억된다.

또 세계 최초로 첫 번째 사진 작품을 남긴 곳이면서 인상파 화가들이 새로운 회화 기법을 발전시킨 역사적 장소이기도 했다.


‘매그넘 포토스’는 1947년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과 그의 친구 데이비드 시모어 등이 주축이 돼 창설했다. ‘불의에 맞서 세상의 진실을 담는 큰 그릇’을 의미하는 매그넘 포토스의 창립은 세계 사진사의 역사적인 획을 그은 한 장면으로 평가받았다.

엘리엇어윗, 에펠 타워 100주년, 파리, 프랑스, 1989 ⓒ Elliott Erwitt/Magnum Photos엘리엇어윗, 에펠 타워 100주년, 파리, 프랑스, 1989 ⓒ Elliott Erwitt/Magnum Photos
이번 전시 참여 작가들은 사진을 예술 장르로 승격시킨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을 비롯해 포토저널리즘의 전설로 추앙받는 로버트 카파, ‘사진가의 사진가’로 불리는 엘리어트 어윗, 양극의 시대를 관통한 감성 사진가 마크 리부 등이 망라됐다.

전시에는 사진과 예술사, 패션 분야의 저자 3인이 참여해 매그넘 작가들의 사진 세계와 파리의 도시사를 설명하는 시간도 마련된다.

전시를 기획한 가우디움어소시에이츠 김대성 대표는 “파리는 실재하는 도시인 동시에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환상의 공간”이라며 “20세기 사진의 신화로 불리는 매그넘 포토스의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세계의 문화 수도로 불리는 파리를 새롭게 조망해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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