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가 고래사냥? 아시아나항공 인수 나선 제주항공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2019.09.03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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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그룹, 예비입찰 참여-대형항공사 도약 가능vs아시아나 운영 노하우 실사 목적

올 하반기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 매물로 꼽히는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은 누가 될 것인가? 주요 대기업이 인수전에 불참한 가운데 제주항공 (10,640원 0.00%)을 보유한 애경그룹이 인수전에 뛰어들어 주목받고 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마감한 아시아나 (10,760원 ▲280 +2.67%)항공 매각 예비입찰에 애경그룹과 미래에셋대우-HDC현대산업개발, 사모펀드 KCGI 등 3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예비입찰 마감 결과에 공식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아시아나항공 임직원은 경영능력을 갖춘 건실한 회사의 인수를 기대했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은 성명서에서 "32년간 특화돼 축적된 전 임직원의 노동조건과 고용승계를 반드시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항공업계에선 애경그룹의 인수참여를 두고 '새우의 고래 삼키기 싸움'으로 보고 있다. 항공사로서 경영능력이나 매출액, 국내외 네트워크 등을 기준으로 보면 아시아나항공이 '고래'이고, 인수전에 뛰어든 애경그룹은 '새우'로 비유될 수밖에 없다.
새우가 고래사냥? 아시아나항공 인수 나선 제주항공


이 때문에 애경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참여를 두고 대형항공사(FSC) 노하우를 파악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한 FSC 관계자는 "제주항공이 급성장했지만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면서 "아시아나항공 실사를 통해 기업 성장에 필요한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기회로 삼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애경그룹은 아시아나항공의 최종 인수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애경그룹 관계자는 "숏리스트(인수적격후보)에 포함돼 실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일각의 예상과 달리)어디까지나 아시아나 최종인수를 목표로 한다"고 강조했다.

애경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성공한다면 단번에 FSC로 거듭나게 된다. 통매각에 포함된 에어서울, 에어부산도 함께 인수해 포화 상태인 LCC 시장도 어느 정도 정리가 될 수 있다. 한 LCC 관계자는 "애경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단숨에 대형 항공사 그룹이 된다"면서 "에어부산·에어서울 간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금호산업은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을 매각 주간사로 선정하고 매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선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구주) 31.05%와 경영정상화를 위해 3자 유상증자 방식으로 발행하는 신주 1조 원 어치를 매입해야 한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매각가는 1조5000억 원에서 2조 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금호산업은 예비입찰을 통해 후보를 추려 숏리스트를 작성한다. 숏리스트 기업들의 매수 실사를 거쳐 10~11월 본입찰을 한 뒤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게 된다. 금호산업과 채권단은 12월 주식매매계약(SPA)을 맺고 경영권을 넘길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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