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절벽' 몰린 車 업계…3개월 연속 역성장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이건희 기자 2019.09.02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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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5사 8월 내수 판매, 전년比 6.2% 감소…경기 침체·소비심리 위축 원인 꼽혀

완성차 제조사가 내수 절벽에 내몰렸다. 경기 침체와 소비심리 위축이 원인으로 꼽힌다. 신차가 나와도 전체 시장 크기를 늘리지 못하고 있다.

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8월 완성차 5개사의 내수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 감소한 11만8479대를 기록했다. 3개월 연속 지난해 대비 내수 시장이 역성장했다.



'내수절벽' 몰린 車 업계…3개월 연속 역성장


8월은 르노삼성자동차를 제외한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쌍용자동차 △한국GM 모두 판매가 줄었다.

현대차는 지난달 5만2897대를 판매해 올 들어 가장 적은 월 판매량을 기록했다. 설 연휴가 있었던 지난 2월보다 판매가 적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7%나 판매가 빠졌다.



SUV(다목적스포츠차량) 판매는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지만 세단(승용) 판매가 19.7%나 줄었다. ‘쏘나타’가 베스트셀링 1위로 선전했지만 주력 차종인 ‘그랜저’와 ‘아반떼’ 판매가 지난해보다 각각 38.1%, 39.9%나 감소했다.

기아차는 신차와 기존모델의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 7월 출시한 ‘셀토스’가 소형 SUV 판매 1위를 기록했지만 한 단계 위급인 ‘스포티지’ 판매량이 60.8%나 줄었다. ‘카니발’도 판매가 크게 줄어 전체 내수 판매는 1.9% 감소했다.

한국GM과 쌍용차의 부진은 더 심각하다. 신차 부재 영향 등으로 내수 판매가 각각 11.2%, 13.3%나 줄었다. 그나마 르노삼성이 ‘QM6’ LPG 모델의 선전과 ‘QM3’의 판촉 효과로 내수가 9.3% 늘었다.


8월 자동차 시장은 휴가로 전통적인 비수기로 꼽히지만 올 8월은 그 정도가 심하다는 게 자동차업계의 시각이다. 지난해 8월에도 휴가가 있었던 것은 마찬가지라는 설명이다.

특히 올해는 현대차 '베뉴', 기아차 '셀토스·'K7 부분변경 등 눈에 띄는 신차가 있었지만 판매 증가를 이끌지 못했다. 오히려 비슷한 차급의 판매가 줄어드는 '간섭효과'가 나타났다.

업계는 경기침체와 소비심리 악화를 판매 감소의 원인으로 꼽는다. 정부가 개별소비세(개소세) 인하 종료 시점을 지난 6월에서 연말로 연장했지만 큰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미 개소세 인하 효과가 상반기에 선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쌍용차, 한국GM 등은 내수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파격적인 할인 정책도 내놓고 있지만 좀처럼 시장을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이달 쌍용차는 일부 모델을 대상으로 최대 300만원 할인하고, 한국GM은 선수금과 이자가 전혀 없는 할부기간을 최대 50개월 운영한다.

업계 관계자는 "‘그랜저 부분변경’, ‘GV80’ 등 신차 대기 물량도 내수 시장에 반영된 것 같다"며 "현대·기아차를 중심으로 신차가 꾸준히 출시되고 있지만 전체 내수 시장 크기는 늘지 않고 오히려 줄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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