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80년전 폴란드 침략' 이렇게 또 사과했다

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2019.09.02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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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 2차대전 발발 기념식서 긴 사과문 발표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왼쪽)이 1일(현지시간) 폴란드 비엘룬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발발 8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함께 기념비에 초를 붙이고 있다. /사진=AFP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왼쪽)이 1일(현지시간) 폴란드 비엘룬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발발 8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함께 기념비에 초를 붙이고 있다. /사진=AFP


독일이 80년 전 폴란드를 침공한 것에 대해 다시 사과했다. 독일 측은 "전쟁이 역사의 뒤로 물러나도, 오히려 중요한 기억들은 선명해진다"면서 자신의 계속적인 책임을 강조했다. 이는 최근 역사 문제를 덮으려 하며 한국을 상대로 경제분쟁을 만들고 있는 일본의 모습과는 대조된다.



독일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폴란드 비엘룬에서 열린 2차대전 발발 80주년 기념행사에서 긴 사과문을 발표했다. 비엘룬은 1939년 같은 날 독일 나치가 2차대전을 일으키면서 처음으로 공격한 도시로, 폴란드는 2차대전 기간 600만명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진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유럽에서 독일어를 쓰는 게 이렇게 어려운 곳은 없다"고 부끄러움을 표하며 이날 발언을 시작했다.



이어 그는 80년 전 자신의 나라 독일이 이웃인 폴란드를 침공했다면서, 독일이 일으킨 전쟁으로 세계인 5000만명가량이 희생됐다는 것을 인정했다.
대통령은 역사를 잊지 않겠다는 표현을 많이 썼다. 독일이 폴란드에 가한 상처를 잊지 않겠다고 했으며, 폴란드 가족들의 고통과 그들의 저항의 용기도 잊지 않겠다고 했다. "결코 잊지 않겠다"는 표현은 독일어뿐 아니라 폴란드어로도 재차 말했다.

독일의 책임도 강조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독일이 유럽의 안보에 기여해야 한다며, 화합을 위해 "많이 들어야 한다"고도 했다. 피해자를 비롯한 주변 목소리에 귀를 열어두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또한 그는 다시는 독일에 민족주의가 부활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독일의 역사적 죄에 대한 용서를 구한다. 우리의 지속적인 책임을 인정한다"고 이날 발언을 마쳤다.


아래는 주요 내용 발췌.


"유럽 어느 곳에서도 나의 모국어인 독일어를 쓰는 게 이렇게 어려운 곳은 없다. 존경하는 (안제이) 두다 대통령, 당신은 이 기념일에 나를 초대해줬다. 80년 전 이날 나의 조국 독일은 이웃나라 폴란드를 침공했다. 우리나라(독일)는 끔직한 전쟁을 일으켜 폴란드인을 포함해 5000만명 이상이 희생됐다.

이는 독일의 범죄였다. 이곳의 역사는 그에 대한 증언이다.

우리는 독일이 유럽에 안긴 측정할 수 없는 고통을 말한다. 과거는 끝나지 않았다. 전쟁의 역사가 뒤로 갈수록 반대로 중요한 기억들은 선명해진다. 무기가 멈추면 전쟁이 끝나지만, 그 영향은 세대를 이어가는 유산이다.

우리는 독일인들이 폴란드에 가한 상처를 잊지 않을 것이다. 폴란드 가족들의 고통, 그들의 저항한 용기를 잊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폴란드어로)우린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나는 우리나라가 유럽에 특별한 책임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한 역사에도 불구하고 독일이 유럽에서 새로운 강국이 될 수 있었다는 것은 독일이 유럽을 위해 할 일이 더 있다는 것을 뜻한다. 우리는 유럽의 안보에 더 기여해야 한다. 유럽의 화합을 위해 우리는 많이 들어야 한다.

우리 독일인들의 책임은 이렇다. 다시는 민족주의 부활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다시는 '독일, 가장 위대한 독일!'을 외치지 않을 것이다.

나는 독일의 역사적 죄에 대한 용서를 구한다. 나는 우리의 지속적인 책임을 인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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