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英, 우주탐사용 원자력전지 함께 만든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19.09.02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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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硏, 기술 확보 기간 단축 및 국제표준 수립 기대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지난 30일(현지시간) 영국 원자력연구소(National Nuclear Laboratory, NNL), 영국 레스터대학교와 ‘우주탐사용 원자력전지’를 공동 연구·개발하는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고 2일 밝혔다.

우주 원자력전지 시스템과 우주용 장치 관련 연구, 우주용 원자력전지의 인허가 관련 국제표준 수립을 위한 협력관계 구축이 이번 MOU의 주요 내용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개발 중인 원자력전지/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개발 중인 원자력전지/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자력전지는 방사성동위원소의 붕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시스템이다. 태양과 바람 등 외부동력원 없이 자체적으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발전기이다. 극저온, 고온 등의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우주용으로는 주로 방사성동위원소의 붕괴열을 열전소자를 통해 전기로 변환시키는 '방사성동위원소 열전발전기'(Radidisotope Thermoselectric Generator, RTG)를 사용한다.



기존 배터리는 중량대비 에너지 밀도가 낮고, 수명도 짧아 우주탐사 분야에서는 적용하기 어렵다, 태양전지는 수명은 무한한 반면 전력 생산량이 적어 대형 탐사선의 주에너지원으로 적합하지 않다.

NNL과 레터스대는 유럽우주기구(ESA)의 우주용 RTG 개발을 이끌고 있다.

현재 우주용 원자력전지를 제작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과 러시아뿐이다. 미국의 경우 1961년 발사한 항법위성 `트랜짓 4A'에 원자력전지를 탑재했다. 이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아폴로 프로그램을 필두로 목성 탐사선 `갈릴레오호', 토성 탐사선 `카시니호', 명왕성 탐사선 `뉴호라이즌호' 등에 다수의 RTG를 사용했다. 러시아연방우주국(RSA)도 우주탐사와 군사적 목적으로 다수의 RTG를 제작·사용해왔다.


원자력전지에 활용하는 방사성동위원소는 플루토늄(Pu-238)이 가장 일반적이지만, 수입에 의존해야 하고 수급도 쉽지 않다. 이에 따라 유럽우주국에선 플루토늄의 대체재로 아메리슘(Am-241)을 주목하고 있다.

이는 사용후핵연료에서 저렴하게 얻을 수 있을뿐더러 반감기가 432년으로 플루토늄 보다 5배나 길어 장기 심우주 탐사에 적합하다.

원자력전지 내부 구조도/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원자력전지 내부 구조도/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영국 원자력연구소는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를 통해 아메리슘 열원을 제조하는 공정을 개발했으며, 이를 한국에 공급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우주선 사고시 동위원소 열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레터스대학과 원자력연구원은 각각 카본 복합재를 이용한 보호모듈을 설계해 시제품을 제작했으며, 공력가열 모사를 위한 플라즈마 풍동시험 기술에선 원자력연구원이, 내충격시험 관련 기술은 레터스대학이 앞서 있어 상호 기술협력이 가능하다.

열전소자 설계·제조기술, 우주선 발사 진동에 의한 내진설계 기술은 원자력연구원이 앞서 있고 열제어구조체 설계기술은 동등한 수준이며, 레스카대학의 시험시설은 원자력연구원 대비 우수한 수준으로 기관간 상호 평가를 통한 기술협력으로 시너지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중성자동위원소응용연구부 손광재 책임연구원은 “우주 탐사용 원자력전지는 선진국의 전략기술로서 자체기술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영국과의 연구협력으로 원자력전지 핵심기술 확보 기간을 크게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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