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등급' 허리케인 도리안, 바하마 강타…미국도 '총비상'

뉴스1 제공 2019.09.02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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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하마 총리 "역사상 유례 없는 허리케인" 강조
美플로리다주 상륙 예상…4개주 비상사태 선포

허리케인 '도리안'이 1일(현지시간) 미국과 쿠바 사이 작은 섬나라 바하마를 강타했다. © AFP=뉴스1허리케인 '도리안'이 1일(현지시간) 미국과 쿠바 사이 작은 섬나라 바하마를 강타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가장 위험한 등급인 5등급을 받은 허리케인 '도리안'이 미국과 쿠바 사이 작은 섬나라 바하마를 강타했다.

1일(현지시간) AF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이날 오후 허리케인 도리안이 바하마의 아바코섬 엘보 케이에 상륙했다고 밝혔다.



시속 295km 강풍과 시속 354km 돌풍을 몰고온 것으로 알려진 도리안은 곧이어 마시하버 인근에 있는 그레이트아바코섬을 강타했다.

후버트 미니스 바하마 총리는 "오늘은 아마 제 인생에서 가장 슬프고 최악의 날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바하마 역사상 유례 없는 허리케인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현지 라디오방송은 마시하버에 있는 아일랜드브리즈호텔 지붕이 바람에 날아가 사람들이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바하마 북서부 그랜드바하마섬에서는 주민들 수천명이 도리안을 피해 대피했다. 주요 도시 프리포트의 한 주민은 AFP에 "매질을 기다리는 줄에 서 있는 것만 같다"고 전했다.

NHC는 도리안에 대해 최고등급 5등급을 부여하고 "현대 기록상 바하마 북서부에서 가장 강력한 허리케인"이라고 설명했다. NHC는 도리안이 앞으로 약 5일간 허리케인 형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NHC에 따르면 도리안은 1일 밤이나 2일내로 그랜드바하마섬에 상륙할 예정이다. 2일 늦은 오후부터 3일 밤쯤에는 미국 플로리다주(州) 동부 해안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허리케인 이동 속도가 1.6km로 줄어들면서 NHS는 피해 규모와 지속 시간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1일(현지시간) 바마하 마시하버에서 허리케인 도리안의 영향으로 바람에 휘청거리는 야자수 © 로이터=뉴스11일(현지시간) 바마하 마시하버에서 허리케인 도리안의 영향으로 바람에 휘청거리는 야자수 © 로이터=뉴스1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주민들에게 대피할 것을 촉구하며 "이 규모의 태풍은 막대한 파괴력을 갖고 있다. 빠져나갈 수 있을 때 남아서 목숨을 걸지 마라"고 경고했다.

헨리 맥매스터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도 주정부 차원의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허리케인 대비를 지시했다. 그는 "태풍의 강도와 예측불가능성을 고려하면 우리는 모든 가능한 시나리오에 대비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지아주와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도 주정부 차원의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폴란드 바르샤바 방문을 취소하고 연방재난관리청(FEMA)과 대책 회의에 들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이번 허리케인은 다른 허리케인들보다 더 큰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는 무엇이 우리를 향해 오는지 모른다. 우리가 아는 것은 그게 가장 클 수도 있다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5등급' 허리케인을 들어본 적이 있는지도 확실치 않다. 4등급은 몇번 본 적이 있지만 그조차도 많이 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CNN은 트럼프 대통령 재임 중 5등급 허리케인은 도리안 이전에도 2017년 9월 허리케인 '일마'와 허리케인 '마리아', 지난해 10월 4등급에서 격상해 플로리다주에 상륙했던 허리케인 '마이클' 등 3차례나 있었다고 지적했다.

CNN은 "기후변화 위기가 더 많은 강한 허리케인을 불러오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과학자들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이 대서양에서 발달한 허리케인의 영향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미 연방재난관리청(FEMA)에서 회의 중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 AFP=뉴스1미 연방재난관리청(FEMA)에서 회의 중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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