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력 허리케인 '도리안'의 위성사진. /사진=AFP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이날 오전 "전날 밤 화요일(3일) 이후 도리안의 예보와 관련해 눈에 띄는 변화(notable change)가 있었다"며 도리안의 예상 경로가 수정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경로 변화가 도리안의 플로리다 해안 상륙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전날 저녁 NHC는 도리안이 대서양을 지나 미 남동부 해안으로 향하면서 '괴물급'인 4등급으로 격상됐다고 밝혔다. 4등급 허리케인(풍속 210km~249km)은 일반 주택을 심하게 무너뜨리고, 나무를 뿌리째 뽑아 날려버리는 정도의 파괴력을 지닌다. 도리안이 상륙한다면 플로리다주는 1992년 44명의 사망자를 낸 허리케인 '앤드루' 이후 최대 규모 허리케인을 맞게 된다.
심지어 도리안의 최대 풍속(시속 240km)은 가장 높은 급인 5등급(250km)과 불과 시속 10km 차이다. 5등급은 2005년 9월 미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를 덮친 초대형 허리케인 카트리나와 동급이다. 미 역사상 가장 강력한 폭풍으로 기록된 카트리나로 인해 뉴올리언스 도시 전역의 80%가 침수됐고, 주민 1500여 명이 숨졌다.
휴버트 미니스 바하마 총리는 허리케인의 직격탄을 맞을 아바코 제도와 그랜드 바하마 섬 주민들에게 신속한 대피를 촉구하며 "7만3000명의 목숨과 2만1000여 채의 집이 위험에 처해 있다"고 호소했다.
플로리다주 당국은 허리케인이 상륙을 피할 수 있다는 예보에도 주민들에게 경계를 늦추지 말 것을 권했다. 플로리다 북동부와 조지아, 사우스캐롤라이나는 비상경보 수준을 높였고, 헨리 맥매스터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는 이날 정오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노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 해안지역도 이에 준하는 경보를 내렸으나, 아직 대피 명령은 내리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