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이 적인가' 홈페이지
31일 도쿄 지요다구 한국YMCA 강당에는 400명가량이 모였습니다. 자리가 모자라 서 있는 사람도, 돌아간 사람도 있었습니다. 7월 25일부터 '한국이 '적'인가'라는 홈페이지를 만들고 대한국 수출규제 정책을 반대하는 서명을 받아온 지식인층이 긴급 집회를 연 것입니다.
/사진='한국이 적인가' 홈페이지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는 "고노에 후미마로 총리가 장개석에 대해 '상대하지 않는다'고 한 뒤 중·일 평화가 멀어진 역사가 생각난다"고 했습니다. 고노에는 1930년대 중일전쟁 시기의 총리입니다.
이날 이들은 아베 정권의 대한국 외교가 결국 경제 손실과 교류 축소를 낳고, 헤이트스피치(증오발언)까지 조장한다고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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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한 방송사 앞에서도 시위가 열렸습니다. 주제는 헤이트스피치 반대였습니다. 장소는 도쿄와 나고야에 있는 CBC(TBS 계열) 건물 두 곳, 반(反)차별인권단체 C.R.A.C.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목소리를 냈습니다.
일본 CBC 프로그램 '고고스마' 방송 장면. /사진=트위터
이 프로그램 사회자들은 30일 "헤이트스피치나 범죄를 조장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사과했지만, 이날 시위 참가자들은 이는 책임 회피라며 그러한 사람을 방송에 낸 것에 대해 방송사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홈페이지에서 학술 자료를 인용해 "헤이트스피치가 결국 대량학살로 이어지는 아래 단계에 있다"면서 증오 발언의 부작용을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한 일본 네티즌은 '고고스마' 방송 논란이 최근 반한 감정을 부추기는 언론의 모습을 여실히 드러낸다면서 현 상황이 "일본에 진정한 저널리즘을 존속시킬 수 있는 분기점"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두 집회는 한일간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으려는 민간의 노력으로서 눈길을 끌지만, 정치권에서는 곧바로 또 하나의 막말이 나와 눈살을 찌푸리게 했습니다. 31일 마루야마 호다카 중의원 의원은 한국 국회의원들의 독도 방문에 대해 "전쟁으로 (독도를) 되찾을 수밖에 없지 않을까"라고 트위터에 적었습니다. 국민들의 노력이 이른바 사회 지도층에도 영향을 미치기를 기대해봅니다.
CBC '고고스마' 방송에서 혐한 발언이 나온 데 대해 31일 반(反)차별인권단체 C.R.A.C.가 방송사 앞에서 비판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트위터 영상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