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법 체류자 100명 중 45명, 건설현장에서 일한다
- 60세 넘는 건설근로자 16.3% … 20대 이하 0.02%
모자란 인원만큼 외국인 근로자들이 채워야 하는 구조다. 하지만 실제 국내 건설현장에 투입된 외국인은 약 23만명으로, 필요 인력보다 70% 이상 많다. 외국인들이 내국인의 부족분을 채우고 있는 것이 아니라, 외국인의 투입 인원만큼 내국인의 일자리가 잠식돼 있는 셈이다.
건설현장에서 노동 강도가 높은 직종을 중심으로 외국인 근로자들로 채워지고 있다. 대한건설협회 조사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 형틀목공(거푸집 작업)과 철근공(철근 조립)의 경우 33.8%와 31.3%가 외국인 근로자들이다.
속칭 ‘잡부’로 불리는 단순 노무 중심의 보통인부 외에 과거 내국인들이 점유했던 직종별 ‘반장’(속칭 ‘십장’)도 최근 들어선 외국인들의 몫이 되고 있다.
배상운 대한건설협회 기술정책실 부장은 “외국인 반장은 조선족과 중국인들로 숙련도가 높아져 있기도 하지만 그만큼 내국인 참여가 저조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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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 합법적으로 고용된 인원인 6만7000명(비전문 취업비자 ‘E-9’ 1만2000명+방문 취업동포비자 ‘H-2’ 5만5000명)을 제외하면 15만9000명의 외국인들이 불법으로 국내 건설현장에서 일하고 있다.
출입국·외국인정책 통계연보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 국내에 머물고 있는 불법 체류자는 35만5000여명으로, 이 가운데 44.8% 정도가 건설현장에 몸담고 있는 셈이다.
◇ 갈수록 심화되는 건설현장 '고령화'… "청년들은 없다"
이처럼 많은 불법 체류자들이 국내 건설현장에 들어서는 이유는 무엇보다 내국인들의 참여가 그만큼 적기 때문이란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청년층이 꺼리는 상황에서 내국인 건설기능인력의 고령화로 인해 앞으로 외국인들, 특히 불법 체류자들의 현장 참여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란 지적이 지배적이다.
2000년 당시 전체 건설기능인력의 24.8%였던 50대 이상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52.8%로 배 이상 늘었다. 60세를 넘는 건설기능인력 비중도 같은 기간 5.4%에서 16.3%로 3배 이상 급증했다.
반면 2000년 28.2%였던 30대 건설기능인력은 2018년 13.5%로 급감했고 40대도 같은 기간 34.0%에서 28.0%로 감소했다. 결국 2018년 말 기준 국내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내국인 근로자 10명 중 8명이 40대 이상으로, 젊은 기능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기반조차 형성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