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산전 부산사업장에서 엔지니어가 HVDC용 CTR을 생산하고 있다. /사진=박소연 기자
지난달 30일 방문한 LS산전 (152,300원 ▼4,300 -2.75%) 부산사업장은 '직류 시대'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LS산전은 2011년 총 1100억원을 투자해 부품 입고부터 성능검사, 조립, 시험, 시운전까지 가능한 국내 유일의 HVDC 전용공장을 건설했다. 이곳에선 HVDC용 CTR(변환용변압기)과 HVDC 시스템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싸이리스터 밸브(Thyristor Valve)가 생산된다.
◇국내 유일 HVDC 생산기지..초고압 변압기 수작업 제작=이날 LS산전 초고압변압기 생산 공장에선 HVDC 변환용 변압기를 비롯해 컨테이너보다 큰 초고압 변압기들이 수작업을 통해 제작되고 있었다. 첫 단계는 원통 모양의 권선기에 전류가 흐를 수 있도록 각이 진 동선(동각 선)을 돌돌 감는 권선 공정이다. 이 원통 가운데 빈 공간엔 철심을 삽입한다. 동선을 통해 전류가 유입되면 철심에 자기장이 형성되는 원리다.
LS산전 부산사업장에서 엔지니어가 권선 공정에 한창인 모습. /사진=박소연 기자
박정우 부산사업장 제조팀 과장은 "본체가 완성되는 데 작은 변압기는 60일, 큰 변압기는 6개월까지 걸린다"며 "초고압 변압기 생산은 다 수작업으로 하는데 모든 변압기의 용량과 형태가 고객 요구사항에 따라 달라 모듈화가 안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코일을 감으면서 여러 부품들을 조립해야 하기 때문에 아직까진 선진국에서도 수작업으로 하고 있다"며 "작업자는 3개월 이상 트레이닝을 거쳐야 하고 최소 1년 이상의 경험이 쌓여야 생산에 투입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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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산전 부산사업장에 500kV급 변환용 변압기가 완성된 모습. 무게가 200t에 달한다. /사진=박소연 기자
HVDC 밸브모듈의 핵심 부품인 싸이리스터 밸브는 교류를 직류로 바꾸거나 직류를 교류로 변환해주는 전력반도체 소자다. 수백kV의 직류전압에 연결되기 때문에 30년 이상의 긴 수명과 안정성이 보장되도록 내전압 시험 등 각종 테스트를 거친다.
홍기용 LS산전 HVDC생산팀 과장은 "북당진과 고덕에 변환소가 각각 1개 있는데 1단계 사업 때 저희가 북당진 쪽에 72대를 납품하고 GE에서 고덕에 72대를 납품했다"며 "기술협약을 맺어 동일 공정으로 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LS산전 HVDC사업장에 HVDC밸브가 완성돼 출하를 앞두고 있다. /사진=박소연 기자
LS산전은 GE의 설계 및 제조 기술을 토대로 HVDC를 생산하고 있다. 2013년 한국전력공사와 알스톰(현 GE)이 HVDC 기술협력을 위한 조인트벤처 'KAPES'를 설립하고 핵심기술 이전 사업자로 LS산전을 선정했다. LS산전은 HVDC 합성시험설비를 자체 제작했으며 자체 기술로 개발한 HVDC 밸브를 제주 HVDC 실증단지에 보유했다.
LS산전 관계자는 "자체 개발한 HVDC 밸브는 성능테스트를 통과했지만 상용화는 되지 않았다"며 "HVDC 국내 유일 생산자인 만큼 기술 축적을 통해 핵심기기 국산화도 꾸준히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