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日·中보다 많아진 한국 LCC…과당 경쟁에 M&A까지

머니투데이 이건희 기자 2019.09.0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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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항 15년 난기류 만난 LCC]"치열한 경쟁에 시장 재편될 수도"

편집자주 국내 시장 진출 이후 지난 15년간 비약적 성장을 이뤄온 저비용항공사(LCC)가 흔들리고 있다. 올 들어 신규 사업자 확대와 과당 경쟁으로 수익성이 급감하고 있는데다 한일간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하반기 전망도 불투명해졌다. 벼랑 끝에 몰린 LCC 업계를 해부해봤다.

[MT리포트]日·中보다 많아진 한국 LCC…과당 경쟁에 M&A까지


한국에서 비행기를 띄우는 저비용항공사(LCC) 숫자가 9개까지 늘어났다. 이에 인구가 많은 국가들보다 LCC 숫자가 많아져 업계 내 과당경쟁이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뒤따른다.

1일 193개 회원국이 가입해 있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홈페이지에 따르면 일본의 LCC 숫자는 8개, 중국(홍콩·마카오 등 제외)의 LCC 수는 6개로 나타났다. 이전까지는 한국의 LCC 수보다 같거나 많았지만 지난 3월 플라이강원·에어프레미아·에어로케이 등이 국토교통부로부터 항공운송 면허를 받으면서 순위가 뒤바뀌게 됐다.



자연스럽게 인구 숫자에 비해 LCC 수가 많다는 지적이 나왔다. 2017년 기준 5140만명이 사는 한국에 9개의 LCC가 운항하게 된데 반해 일본은 1억2000만명 수준의 인구가 살지만 LCC 수는 한국보다 적었다.

인구나 국토 면적이 한국보다 압도적으로 많거나 크고, 항공 이동이 발달한 미국의 LCC 수도 9개에 불과하다. 국토 면적이 미국보다 큰 캐나다의 LCC 수는 4개다. 유럽에 있는 독일의 LCC 수는 5개이고, 관광이 활발한 동남아시아의 태국 LCC 수도 6개다.



일각에선 단순히 국내 LCC 숫자가 많아지는 것보다 항공업계 내 과당경쟁으로 인한 구조조정을 예상한다. 실제로 ICAO 기록을 보면 미국에는 40여개 가까운 LCC가 있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30여개가 인수·합병(M&A)되거나 파산해 사라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추가적으로 LCC가 국내에 뜨게 돼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면 M&A도 빈번하게 발생할 것"이라며 "사업자들의 경쟁력이 약해지면 생존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LCC의 증가가 항공업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경쟁을 통해 서비스가 개선되고 항공료가 하락하면서 소비자들이 편익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LCC의 추가진입으로 사업자들은 고단하겠지만 시장경제 원리에 따라 서비스 품질이나 소비자 편익은 더 좋아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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