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DA인재 모셔라"…제약·바이오업계 열전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2019.09.02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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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개발·출시 앞둔 SK바이오팜·GC녹십자 등…해외진출 '큰 허들' FDA 인허가 뛰어넘기 포석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안해영 SK바이오팜 사외이사, 이지은 GC녹십자 상무, 박준태 헬릭스미스 부사장,  션 맥케나 삼양바이오팜USA 상무,  웨이 리 올릭스 최고개발자(CDO), 김광호 제넥신 부사장, 아룬 스와미나탄 알테오젠 글로벌 사업개발 책임자(CBO), 제프리 랑게 삼양바이오팜USA 상무/사진=각 사(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안해영 SK바이오팜 사외이사, 이지은 GC녹십자 상무, 박준태 헬릭스미스 부사장, 션 맥케나 삼양바이오팜USA 상무, 웨이 리 올릭스 최고개발자(CDO), 김광호 제넥신 부사장, 아룬 스와미나탄 알테오젠 글로벌 사업개발 책임자(CBO), 제프리 랑게 삼양바이오팜USA 상무/사진=각 사


제약·바이오업체들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출신을 잇따라 영입했다. 해외시장 진출의 가장 큰 허들인 인허가를 뛰어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지난달 안해영 전 FDA 부국장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SK바이오팜은 FDA 신약 임상·심사전문가인 안 박사를 통해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신약 개발의 성공확률을 높일 계획이다.



안 박사는 1990년부터 미국 FDA 의약품평가연구센터(CDER) 임상약리학국에서 근무했고 2006년에는 한국인 최초로 FDA 부국장 자리에 올라 2017년 임기를 마쳤다.

GC녹십자 (111,100원 ▼400 -0.36%)도 올해 1월 FDA 허가 심사관 출신인 이지은 박사를 상무로 영입했다. 이 상무는 FDA에서 9년 이상 신약 임상 승인 및 품목 허가와 관련한 심사관으로 근무했다.



GC녹십자 관계자는 “허가전략을 강화하고 연구·개발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GC녹십자는 혈액제제 ‘IVIG-SN’으로 미국시장 문을 두드린다. IVIG-SN은 면역계 질환 치료에 쓰이는 정맥주사제로 면역체계를 강화하는 면역글로불린의 함유 농도에 따라 5%와 10% 제품으로 나뉜다. 회사는 내년에 IVIG-SN 10% 제품의 미국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바이오 벤처기업 헬릭스미스 (4,410원 ▼15 -0.34%)의 박준태 부사장은 11년 동안 FDA에 몸담은 심사관 출신이다. 미국 국방부(DOD), FDA 등에서 근무한 박 부사장은 2017년 헬릭스미스로 자리를 옮겼다. 박 부사장은 헬릭스미스에서 기술이전과 선진시장 진출업무 등을 이끌고 있다.


FDA뿐 아니라 글로벌 제약사 출신 영입도 늘어나는 추세다. 면역항암제 연구·개발 전문가 션 맥케나 박사와 글로벌 제약사 박살타(현 샤이어) 출신 제프리 랑게 상무는 지난달 삼양바이오팜의 미국법인인 삼양바이오팜USA에 합류했다.

맥케나 박사는 글로벌 바이오기업 머크의 면역항암제 ‘바벤시오’를 비롯해 다수 항암제를 개발했다. 랑게 상무는 항암제의 가치를 평가하고 기술수출을 담당하는 개발전문가다.

지난해 바이오 벤처기업 알테오젠 (173,700원 ▼4,600 -2.58%)은 다국적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큅(BMS) 출신 아룬 스와미나탄 박사를 CBO(글로벌사업개발책임자)로 선임했고, 제넥신 (7,350원 ▼30 -0.41%)은 김광호 전 존슨앤드존슨(J&J) 북아시아 총괄사장을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올릭스 (15,310원 ▼260 -1.67%)는 미국 보스턴 바이오메디컬 출신 웨이 리씨를 CDO(최고개발책임자)로 선임했다.

제약·바이오업체들이 이처럼 글로벌 전문가 모시기에 나선 것은 국내업체들의 약점인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네트워크와 부족한 인허가 역량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업체에 영입된 글로벌 전문가는 대부분 신약 기술수출, 공동연구, 협상, 계약 등을 주도하는 역할을 맡았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이전과 FDA 허가 등을 위해서는 다국적 제약사와의 네트워크와 정보 등이 중요하다”며 “신약 개발 경험이 많지 않은 국내 업체들로선 글로벌 전문가를 영입하는 것이 빠른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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