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두달만에 불화수소 수출했지만…韓 "국산화 계속 추진"

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2019.08.30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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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국산·러시아·중국산 등 테스트 한창…日의존도↓

日, 두달만에 불화수소 수출했지만…韓 "국산화 계속 추진"


일본이 두 달 만에 처음으로 고순도 불화수소 수출을 허가한 가운데 국내 반도체 업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도 국산화 등 공급선 다변화는 변함이 없다는 분위기다. 한국이 최근 유화적인 메시지를 던지며 일본과 대화 의지를 내비친 것과 상관없이 이참에 일본산 소재 의존도를 확실히 낮추겠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최근 고순도 불화수소의 한국 수출을 승인했다.



수입하는 기업은 삼성전자 (79,200원 ▼500 -0.63%)로 알려졌으며, 정확한 수출물량과 순도는 확인되지 않았다. 일본이 지난달 초 수출을 규제한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 3대 품목 중 포토레지스트 수출은 두 차례 허가했지만, 고순도 불화수소는 처음이다.

업계는 이번 수출 허가를 계기로 SK하이닉스 (179,900원 ▲4,500 +2.57%)도 일본산 고순도 불화수소를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일본 입장이 전면적으로 선회했다고 볼 수 없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국산을 비롯해 러시아산과 중국산 등의 불화수소 테스트에 한창이다. 순도 '99.9999999999%'(트웰브 나인)이 수율과 원가 절감 측면에서 가장 이상적이라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실제 생산공정에서 사용량을 단계적으로 낮추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특히 일본 고순도 불화수소의 지난달 한국 수출량은 479t으로, 전월 대비 83.7% 급감했다. 불화수소의 보관 기간은 통상 4개월로, 경제보복 이후 현재까지 약 2개월의 보관 기간을 제외할 경우 일본 업체에 남은 유통기간은 2개월 남짓이다.

불화수소가 고순도일수록 보관 기간을 초과하면 품질이 떨어지고 이는 자연스럽게 가격하락으로 이어진다. 일본 업체들 역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일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일본이 언제라도 대화와 협력의 장으로 나온다면 기꺼이 손을 잡고 협력할 것"이라고 밝힌 것을 계기로 '3대 핵심소재' 수출이 어느 정도 늘어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그럼에도 불화수소는 일본이 '군사용도로 전용될 가능성이 있다'며 경제보복의 명분으로 삼았던 품목인 만큼 언제 또다시 수입될지 예측하기 힘들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불화수소 수출허가 건수는 한 건에 불과하다"며 "수출 규제가 전면 철회되더라도 벤더 다변화 움직임은 특별히 달라질 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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